[사설] AI 투자에 43년 만의 금산분리 완화 검토... '윈-윈 해법'을

2025. 10. 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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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에 한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금산분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해 산업자본이 은행·증권 등 금융사를 일정 지분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해외 기업들은 초대형 펀드를 통해 AI 등 전략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데, 국내 기업들은 금산분리 장벽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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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2025.10.1/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에 한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일 방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다. 금산분리가 도입된 1982년 이후 43년 만에 나온 중대한 정책 변화 신호다.

오픈AI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의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 장 규모로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양사의 현재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준이다. 생산능력을 이 정도로 확대하려면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불가피하다. 이 대통령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배경이다.

금산분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해 산업자본이 은행·증권 등 금융사를 일정 지분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대기업이 금융회사를 사금고화하거나 편법 승계에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2021년 지주회사의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허용했지만 100% 자회사 형태만 가능하도록 했고 외부 자금 조달 비중도 총출자액의 40%로 제한했다. 기업은 펀드 운용사(GP)를 직접 운용할 수도 없다.

산업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해외 기업들은 초대형 펀드를 통해 AI 등 전략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데, 국내 기업들은 금산분리 장벽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금산분리 완화는 민감하고 논쟁적인 사안이다. 당장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곳이 삼성과 SK 같은 대기업이어서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AI 산업에 한정한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규제의 빗장이 풀리면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크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독점 폐해를 막는 안전장치”는 절대 양보해선 안 될 전제조건이다. 충분한 공론화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뒤따라야 한다.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와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첨단산업 육성과 산업질서 유지를 모두 놓치지 않는 정교한 '윈-윈 해법'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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