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변경만으로 미국 패트리엇 방공망 뚫는다”...우크라 전황이 한국에 던지는 위험 신호 [★★글로벌]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5. 10. 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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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최근 美·우크라 전황평가 분석
러 미사일 요격률, 38%→6% 급감
‘美패트리엇 회피’ 러 기술 능력 향상
고가 HW 아닌 ‘SW 변경’ 성과 추정
패트리엇·사드 의존 韓에 사전 경고음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 모습. <사진=록히드마틴>
러시아가 탄도 미사일 소프트웨어(SW)를 바꾸는 식으로 우크라이나가 쓰는 미국산 패트리엇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비단 우크라이나 문제를 넘어 미군 패트리엇 자산이 운용되는 한국에 잠재적 위험 신호가, 러시아와 혈맹이 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함께 뛰고 있는 북한에는 기회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상황 파악과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로 구축한 방공망의 요격률이 최근 급락했다며, 러시아가 탄도 미사일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탄도 미사일 요격률은 지난 8월 37%를 기록했으나 9월에는 발사 횟수가 줄었는데도 6%로 떨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무기 중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건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뿐입니다.

러시아는 최대 사거리 500km 미사일을 쏘는 이스칸데르-M 이동식 발사대와 최대 사거리 480km의 킨잘 공중 발사 탄도 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탄도 미사일은 일반적인 궤적을 따르다가 갑자기 방향을 튼 뒤 목표물 타격 직전인 ‘종말 단계’에서 급강하합니다. 이를 통해 패트리엇 요격기를 교란하고 추적을 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도 지난 2분기 ‘대서양 리졸브 작전’ 특별감사관 분석 보고서에서 이와 유사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보고서는 “최근 러시아의 전술적 개선으로 러시아 탄도 미사일 방어를 위한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의 지속적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의 전술적 개선(미사일이 전통적 탄도 궤도 대신 궤도를 변경하고 기동할 수 있도록 하는 성능 향상 포함)으로 인해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러시아 탄도 미사일 방어에 지속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6월 28일 공격에는 7발의 탄도 미사일이 포함되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단 1발만 격추했다.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이었던 7월 9일 집중 공격에는 13발의 미사일이 포함됐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이 가운데 7발을 격추 혹은 억제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이 전개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내에 붉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패트리엇 방공망의 시스템은 미국 방산기업 레이시온, 요격 미사일은 록히드마틴이 생산합니다.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의 교전 기록을 미 국방부 및 제조업체들과 공유하고 있지만 업데이트가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개량 속도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슬로대학의 미사일 연구자인 파비안 호프먼은 FT에 러시아 미사일의 성능 향상이 소프트웨어(SW) 조정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고가의 하드웨어 변경 대신 유도 시스템의 미세 조정을 통해 미사일이 표적 직전에 급격한 기동을 수행한 후 급강하하도록 지시할 수 있고, 이는 패트리엇의 추적과 요격 능력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평가입니다.

패트리엇 수요가 늘고 록히드마틴은 무기 생산에 급급한 가운데 소프트웨어를 바꿔 패트리엇을 무력화하는 새로운 도전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패트리엇 방공망을 피해 종말 단계에서 회피 기동하는 러시아 미사일 궤적 이미지. <자료=파이낸셜타임스(FT)>
관련해서 한미 양국은 지난 3월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포대 일부를 한반도 바깥으로 이동시키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어 지난 6월 이란이 카타르 내 미 공군 기지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현장 대응한 패트리엇 부대가 한국에서 파견된 부대였음이 확인됐습니다.

아울러 러시아는 미사일 부문의 진전뿐 아니라 광섬유 드론을 통해 전황을 유리하게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기존 무선 방식과 달리 광섬유(유선)를 매달고 달리는 이 드론은 방해 전파(재밍·Jamming)에 내성을 갖게 됩니다. 케이블이 끊어지지 않는 한 전파 방해에 구애받지 않으며 작전 거리가 초기 10km에서 20km 이상 계속 늘고 있습니다.

미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중국의 부품 생태계를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러시아의 광섬유 드론 때문에 이전까지 전자전 내성을 생각하지 못했던 국가들의 미래 대응 노력과 비용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ISW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중국 회사들이 러시아 군대가 더 먼 거리에서 광섬유 드론을 비행시킬 수 있도록 50km 길이의 광섬유 코일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군사 제조업체들은 장거리 드론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부품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쟁 당사국이 아님에도 중국은 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활용해 막대한 전쟁 데이터를 얻으며 방산 기술의 진보를 습득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파 방해로부터 자유로운 광섬유 기반 드론 작동 모습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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