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훈련 APEC 이후로 연기... '경주 서프라이즈'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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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20~24일 예정됐던 연례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인 '호국훈련'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로 연기했다.
APEC 정상회의 전후 '북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정으로 분석된다.
이를 감안할 때 훈련 연기 결정은 APEC 정상회의 전후 북미 정상 간 접촉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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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교감 속 대북 유화 분위기 조성

정부가 오는 20~24일 예정됐던 연례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인 '호국훈련'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로 연기했다. APEC 정상회의 전후 '북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정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오는 20일 시작될 예정이었던 호국훈련을 내달 17~21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훈련 연기 배경과 관련해 "국가급 행사인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예정된바, 원활하고 성공적인 행사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철저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국정감사 수감과 국제 행사인 ADEX(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등으로 훈련에 대한 지휘 노력이 분산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는 1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고, ADEX는 17~24일 개최된다.
호국훈련은 육·해·공군의 합동작전 수행 능력 향상과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위해 매년 실시하는 전구급 야외 기동훈련이다. 1995년 중단된 한미 연합 '팀스피리트' 훈련의 대체 격이라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 왔다. 북한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에 나섰을 당시에도 호국훈련을 빌미 삼았다.
훈련 연기 배경으로 APEC 정상회의를 내세운 군 당국의 설명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APEC 정상회의가 기존 호국훈련 종료 시기보다 1주일이나 지난 뒤인 10월 31일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할 때 훈련 연기 결정은 APEC 정상회의 전후 북미 정상 간 접촉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비핵화 의제 배제를 전제로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백악관은 같은 달 30일(현지시간) "전제 조건 없이 김정은과 대화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며 호응하는 듯한 제스처를 내밀었다. APEC 정상회의 전후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 중 하나다.

외교 당국 소식통은 "북미 대화가 열릴 것이란 구체적인 정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북미 간 모종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와 여권 내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군 당국은 지난 8월에도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의 일부를 연기한 바 있다. 당시 '폭염'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남북 간 유화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통일부 등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됐다.
이번 훈련 연기 발표 역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군사분계선(MDL) 일대 사격훈련과 실기동훈련을 중지하는 것이 맞다"는 발언을 내놓은 뒤에 나왔다. 이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같은 달 30일 "우리가 일방적으로 훈련을 멈출 수 없다"며 훈련 중단에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대북 유화 조치의 수위를 둘러싼 정부 내 '이견'이 결국 '훈련 중단'으로 수렴된 것으로 보인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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