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면 돈 쓰시든가… ‘현질의 맛’ 다저스 WS 2연패 시동, 7100억 듀오 시작부터 대기록 작성이라니

김태우 기자 2025. 10. 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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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113구 투혼을 선보이며 팀의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이끈 야마모토 요시노부
▲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 호투로 기선을 제압하고 상대 에이스를 떨어뜨린 블레이크 스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의 값진 성과를 이뤘지만, 사실 그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매 경기 불펜 운영을 두고 프런트와 현장이 머리를 싸매야 했다. 선발진이 빈약했고, 필연적으로 불펜에 의존하는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선발 로테이션 보강에 힘을 기울였는데 숱한 부상자로 결국 포스트시즌에 쓸 선발이 세 명밖에 남지 않았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워커 뷸러, 그리고 잭 플래허티 세 명이었다. 한 자리는 불펜 데이로 메웠다. 선발 투수들이 나가는 경기마다 9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건 아니니 자연히 불펜 투수들의 소모가 대단했다. 이 불펜 테트리스를 끝까지 성공시키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니 그것도 대단한 능력이었다.

하지만 당연히 선발진으로 월드시리즈 2연패가 힘들다는 것은 이를 해본 다저스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선발 로테이션을 개편했다. 지난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영입한 것에 이어, 올해는 사사키 로키와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하며 선발진을 강화했다. 여기에 오타니 쇼헤이가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물론 올해 선발 투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포스트시즌에는 멀쩡하게 대기하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그 차이점이 신시내티와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잘 드러났다. 다저스는 1일과 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잡으며 필라델피아가 기다리고 있는 디비전시리즈로 진출했다. 타선도 힘을 보탰지만, 결국 1·2차전에 나선 두 선발 투수가 기가 막힌 활약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 시리즈였다.

▲ 스넬은 가장 중요했던 1차전에서 6회까지 단 1실점도 하지 않으며 완벽한 기선 제압을 알렸다

1차전 선발로 나선,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1억8200만 달러(약 2551억 원)에 영입한 두 차례 사이영상 수상자(2018·2023) 스넬이 제대로 기선 제압을 했다. 아프지만 않으면 구위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스넬은 1차전에서 7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팀의 10-5 승리를 이끌었다.

2실점하기는 했지만 스넬의 첫 실점은 7회에야 나왔고, 이미 다저스는 상대 선발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인 헌터 그린을 초반부터 두들겨 3회까지만 5점을 낸 상황이었다. 경기가 쉽게 풀릴 수 있었던 것은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도 있었지만 스넬의 역투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신시내티가 낼 수 있는 사실상 가장 강한 선발 투수를 잡아내면서 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예감케 했다.

2차전은 투수 역사상 최고액(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4556억 원)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책임졌다. 야마모토는 이날 6⅔이닝 동안 113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한 끝에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며 스넬에 못지않은 투구를 선보였다. 1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어처구니없는 포구 실책이 빌미가 돼 2점을 내줬지만, 이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운영하며 7회 2사까지 잘 버텼다.

▲ 야마모토는 동료 실책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빅게임 피처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에 이름을 합작해 올렸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두 명의 선발 투수가 ‘아웃카운트 20개 이상, 5피안타 이하, 9탈삼진 이상, 승리투수’라는 네 가지 요건을 연속 경기로 충족시킨 건 이번 스넬-야마모토 듀오가 처음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불펜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고, 실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도 불펜이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다저스로서는 두 선수의 역투가 팀을 구한 셈이었다.

다저스는 올해 포스트시즌 전망도 밝혔다. 작년과 달리 선발진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불펜에서 대기했던 타일러 글래스나우, 에밋 쉬핸, 클레이튼 커쇼까지 버티고 있다. 선발은 넉넉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믿을 만한 선수들인 합계 7107억 원 듀오가 시작부터 좋은 활약을 했으니 기분 좋게 디비전시리즈에 임할 법하다.

스넬과 야마모토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스넬은 통산 포스트시즌 13경기(선발 11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23이라는 수준급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야마모토는 지난해 가을 4경기를 포함해 올해까지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84로 빅게임 피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저스는 오는 5일 시작될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오타니 쇼헤이를 선발로 예고하며 선발 야구를 이어 갈 참이다.

▲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낙점된 오타니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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