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불법구금·국정자원 화재…LG엔솔, ESS로 ‘악재 끊는다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근로자 구금 사태에 이어 정부의 ‘디지털 심장’이라 불리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이달 중 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1조원 규모의 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공개 입찰을 앞두고 총력전 태세에 돌입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ESS 중앙계약시장은 전남과 제주 등에 대규모 ESS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7월 마무리된 1차 사업에선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76%를 수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차 입찰에선 경쟁사인 삼성SDI에 사실상 ‘완패’했지만, 이번에는 반전의 드라마를 쓴다는 각오다. 2차 입찰에서도 쓴맛을 본다면 ‘불법 구금’, ‘국정자원 화재’에 이어 트리플 악재에 직면하는 셈이어서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일종의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최근 화재가 발생한 국정자원에 LG에너지솔루션의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되자 당시 직원들 사이에선 “또 우리야?”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에서 벌어진 구금 사태의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엔 국내에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 전산망 마비를 불러온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LG CNS의 배터리 교체 권고에도 국정자원이 이행하지 않았고, 권장 사용 연한(10년)이 지나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선 직접적인 책임에서 다소 비켜나 있다.
이에 한숨 돌렸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현 정권과 전 정권의 책임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등 후폭풍이 만만찮다는 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바늘방석’에 앉은 모습이다. 특히 이번 화재로 ‘가격은 몰라도 품질과 안전성만큼은 중국 배터리보다 낫다’는 국내 배터리 업계 1위의 명성에 자칫 금이 갈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사고에서도 봤듯 배터리 화재 사고라는 게 ‘열 폭주’ 현상의 구조적 특성상 일단 발생하면 피해가 막심한 데다, 발화 원인을 포함한 진상 규명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제조사로선 한동안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정자원 화재도 그 전철을 고스란히 밟는 중이다. 정확한 발화 경위를 두고 배터리 노후화, 작업자 과실, 안전 매뉴얼 미준수 가능성 등이 뒤엉켜 있다. LG 에너지솔루션은 정확한 화재 원인이 신속히 규명돼 깨끗이 면책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시일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화재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적 문제점, 총체적 배터리 안전관리 대책 부실 등 이번에 또다시 드러난 ‘배터리 강국’의 민낯도 LG에너지솔루션으로선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만간 있을 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1차 때의 패배 원인을 복기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2차는 1차 때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현 선임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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