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전이 사라졌다… 태양광·풍력에 ‘올인’한 기후부

세종=안소영 기자 2025. 10. 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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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환경을 아우르는 ‘기후 컨트롤타워’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재생에너지 분야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김성환 장관은 출범사에서 ‘재생에너지 체계 대전환’을 선언하며,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100기가와트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출범사의 중점도 단연 재생에너지였다. 김 장관은 연설에서 무려 일곱 차례나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며 강한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원전을 포함한 다른 에너지원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원전 재검토’를 시사해 제2의 탈원전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번 발언은 그 우려를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키웠다.

이 같은 경향은 조직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던 핵심 조직인 에너지정책과는 ‘기후에너지정책과’로 바뀌었다. 주요 업무도 기존 에너지 전략 개발에서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가파도 탄소중립, 에너지 수급·가격 관리 순으로 바뀌었다. 재생에너지국 또한 기존 정책·산업·보급과에서, 정책·태양광·풍력산업·풍력보급 등 4개로 세분화됐다. 이는 두 신재생 에너지에 정책적·산업적 힘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적절한 에너지믹스(발전원별 비율)를 하겠다”는 김 장관의 말에도 에너지 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에서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안정적 전력 공급’에 대한 고민이 많지 않아보인다는 점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간헐성이 크다. 해가 지고 바람이 멎으면 전력 생산이 끊기며, 계절과 날씨에 따른 변동성도 크다. 그 공백은 기저전원이 메워야 한다.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섰던 국가들조차 다시금 탈원전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그런데도 김 장관의 발언에는 균형 있는 에너지 믹스나 보완책이 빠져있는 상황이다.

김 장관이 이날 출범식에서 말한 ‘재생에너지는 세계적으로 가장 값싼 에너지원’이라는 주장도 한국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 실제로 지난 8월 기준 발전원별 정산 단가를 보면, 풍력(116.3원), 태양광(123.8원)은 원자력(80.7원)보다 44~53%나 비싸다.

한국은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 탓에 부지 임대료와 보상비가 비싸고, 대규모 발전단지 건설도 쉽지 않다. 풍속과 일조량 조건 역시 불리하다. 현행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도 가격 경쟁을 제대로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 RPS는 정부가 전력회사를 대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반드시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라고 의무화하는 것으로, 전력회사는 발전단가가 비싸도 재생에너지를 사야 해 가격 왜곡이 나타나는 편이다.

여기에 전력망 확충 비용까지 고려하면 재생에너지는 결코 ‘저렴한 전기’가 아니다. 결국 그 부담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산업 경쟁력 저하, 혹은 한전의 채무 확대라는 형태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장관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론에 가깝다.

보급 속도의 문제도 있다. 현재 빠른 보급이 가능한 재생에너지원은 사실상 태양광뿐이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 설비 생산 능력으로는 ’2030년 100기가와트’라는 계획을 따라잡기는 어렵다. 급속한 확대는 값싼 중국·동남아산 설비 의존도를 키울 수밖에 없고, 이는 기후위기 대응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국내 산업 경쟁력에는 독이 될 수 있다.

물론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각국이 녹색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자국 여건에 맞는 에너지 믹스를 설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재생에너지 만능론은 전력 안정성과 비용, 산업 기반을 동시에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강조했듯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은 분명 탈탄소 시대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그 길이 태양광과 풍력만을 향한 일방통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 원전과 전력 정책 전반을 균형 있게 설계하는 것 또한 장관의 책무다. 김성환 장관이 취임사에서 빠뜨린 ‘균형 잡힌 에너지믹스’는 앞으로 반드시 채워져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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