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휴 앞두고 인천공항 총파업… 출국장엔 쓰레기더미, 화장실은 막혀

2일 오전 8시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출국 수속을 앞둔 남성 3명이 화장실 안에서 줄을 서 있었다. 양변기 8칸 중 3칸이 비어 있었지만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 기자가 빈 칸 문을 열어보니 변기와 주변에 거무튀튀한 이물질이 묻어 있었고, 바닥에는 휴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막힌 변기도 있었다. 줄을 서 있던 A씨는 “이륙 시각이 많이 안 남았는데, 화장실이 다들 이 상태라 난감하다”며 “절반 가까이 쓸 수 없는 상태인데 왜 청소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하루만 휴가를 내면 최장 10일에 달해 공항 이용객도 526만명으로 역대 명절 중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이 245만명, 김포·김해·제주 등 14개 공항이 281만명(국내선 206만명, 국제선 75만명)이다.
그런데 연휴를 앞두고 공항 근로자들이 파업을 벌여 곳곳에서 ‘관리 공백’이 나타났다. 공항 측은 대체 인력을 투입했지만 승객들이 불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안 검색 인력은 100% 근무… 출국 수속은 이상 없어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공항노조로 구성된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전날(1일) 오전 6시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보안검색·주차단속·교통관리·환경미화 등을 담당하는 전국 15개 공항 노동자 1만5000명 가운데 약 2000명이 파업에 참여했으며, 인천공항에서만 900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3조 2교대제의 4조 2교대 전환 ▲인력 충원·노동시간 단축 ▲자회사 직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은 추석 연휴에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체크인 카운터마다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9시 이용객은 1만8385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대보다 약 10% 늘었다.
다만 출국 수속은 큰 문제가 없었다. 노조가 파업을 벌이더라도 보안검색은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돼 있어 인력이 100%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쓰레기통 옆은 ‘쓰레기 더미’, 캐리어 싣는 카트는 방치
하지만 공항 곳곳에서 승객들은 불편을 겪고 있었다. 제3출국장 인근 쓰레기통 10곳 중 9곳에는 쓰레기가 가득 찬 봉투 2~5개가 놓여 있었다. 인력이 부족해 공항 측이 제때 수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용객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를 피했다. 일본으로 3박 4일 여행을 떠난다는 권모(52)씨는 “쓰레기봉투를 묶어 놓기는 했지만 찝찝하다. 빠르게 수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장실도 사정은 비슷했다. 일부 변기 주변에는 오물이 튀어 있었고, 세면대에는 휴지가 비어 있었다. 손을 씻은 한 이용객은 물기를 닦을 휴지가 없어 당황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화장실 입구 주변에도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 묶음이 쌓여 있었다.

입국장과 출국장 곳곳에는 짐 가방(캐리어)을 나르는 카트가 방치돼 있었다. 보관하는 장소도 아닌데, 출국장 한가운데 카트가 수십대 쌓여 있기도 했다. 이용객 이모(26)씨는 “정해진 위치가 아닌 곳에 카트가 놓여 있어 피해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공항 앞 도로도 혼잡했다. 주차 단속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차량들이 제멋대로 늘어섰다. 공항노동자연대 시위 차량과 경찰 버스가 도로변에 자리한 가운데, 택시와 가족을 배웅하러 온 개인 차량들이 뒤섞였다. 5분 이상 주·정차가 금지된 구역이지만, 일부 택시는 승객을 내려준 뒤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캐리어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윤모(25)씨는 “도로가 너무 복잡해 사고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시민 불편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국제공항에는 현재 대체 인력 408명이 투입됐지만, 파업 참여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천공항의 터미널 운영·교통 관리·환경 미화를 담당하는 인천공항운영서비스 관계자는 “지난달 19일과 이달 1일 파업 당시에도 큰 문제는 없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대체 인력 투입 계획도 추석 연휴 상황을 고려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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