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500억달러 ‘3대 조건’ 발송… ‘25% 관세’ 견디며 “상호이익 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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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이 최악의 경우 내년까지 표류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는 25%의 고(高)관세가 부과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유럽·일본산 차와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건넨 양해각서(MOU) 수정안에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펀드 구성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 측은 아직 답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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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통화스와프 체결 ② 대출·보증 위주 투자 ③ 수익 9:1 분배
여권 인사 “미, 일본은 좋다는데 한국은 왜 반대하냐며 압박”
통상 빼고 안보 먼저 합의 선회… 대미수출 연 132억달러 줄듯

한·미 관세 협상이 최악의 경우 내년까지 표류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는 25%의 고(高)관세가 부과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유럽·일본산 차와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건넨 양해각서(MOU) 수정안에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펀드 구성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 측은 아직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관세 협상이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게재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미 MOU와 미·일 MOU 안을 같이 보낸 뒤 ‘일본은 이 안이 좋다고 하는데, 당신들은 왜 반대하느냐’는 식으로 압박했다”며 “(한국이 MOU 수정안을 보낸) 지금이 협상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MOU 수정안에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 △한국이 투자 원금의 90%를 회수 △직접 지분 투자 비중을 5%로 제한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펀드 구성 방식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많아야 5% 정도만 직접 지분 투자이고, 나머지를 대출이나 보증으로 이해했는데 미국은 (MOU 초안에서) 대부분 직접 투자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은 한국의 통화 스와프 체결 요구에 대해선 범위·한도·방법 등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각각 내년 6월과 11월로 예정된 국내 지방선거와 미국 중간선거 등 정치 일정이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자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 성과’를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 정부가 “3500억 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투자하라”는 미국의 일방적 요구를 수용한다면 국내 여론 악화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반미(反美) 자주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역시 협상의 불투명성을 가중하는 대목이다. 여당의 친명(친이재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최근 논평에서 미국의 ‘투자금 선불’ 요구에 대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도 정도가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최악의 경우 내년 말까지 25% 고율 관세를 감당해야 할 공산이 커졌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15% 대미 자동차 관세를 내고 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보편관세율 1%포인트 인상 시 12개월 후 대미수출은 0.45%, 미국 외 수출은 0.15% 감소해 연간 총수출이 2024년 대비 12억5000만 달러(약 1조7545억 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관세율이 25%일 경우 대미 수출금액은 132억2000만 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지난해 대미 수출액인 1278억 달러를 기준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연간 319억5000만 달러를 관세로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자동차 업계가 언제까지 25% 관세의 ‘뉴노멀’ 환경에서 악전고투해야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우리 정부가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없어 한국 경제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나윤석·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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