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투에 떨어진 구속까지…1위 노렸던 한화는 김서현을 왜 바꾸지 않았을까

정필재 2025. 10. 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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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이후 33년만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희망을 안고 있던 한화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9회 2아웃 이후 투런 홈런 두 방을 얻어맞으면서다.

세 경기 연속 마운드에 올랐던 김서현이 흔들렸지만 벤치에서는 교체사인을 내지 않았고 한 시즌을 끌고 왔던 한화 마무리는 결국 고개를 떨궜다.

만약 김서현이 이 경기를 깔끔하게 막았다면 한화는 팀명을 바꾼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를 넘어 창단 첫 통합우승을 바라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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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이후 33년만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희망을 안고 있던 한화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9회 2아웃 이후 투런 홈런 두 방을 얻어맞으면서다. 세 경기 연속 마운드에 올랐던 김서현이 흔들렸지만 벤치에서는 교체사인을 내지 않았고 한 시즌을 끌고 왔던 한화 마무리는 결국 고개를 떨궜다. 김서현에게 경험을 쌓아주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구위가 좋지 못한 투수를 바꿔주지 못한 게 패착으로 보인다. 

한화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5-6으로 졌다. 한화는 9회까지 5-2로 앞서고 있어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앞서 LG가 NC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에서 진 상태로 시즌을 끝냈기 때문에 한화에게 기회가 있었다. 만약 한화가 SSG를 잡고 3일 열리는 KT와 최종전에서도 승리할 경우 LG와 정규리그 챔피언 자리를 놓고 1위 결정전인 타이브레이크를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 김서현은 0.2이닝 동안 4실점하며 경기를 내줬다. 김서현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지만 벤치에서는 이를 지켜만 봤다. 김서현이 연투했고, 던지는 공 위력이 예전같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 사인을 내지 않은 점이 의문이다. 김서현은 지난달 29일 LG와 경기에서 구원등판했고, 지난달 30일에는 롯데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서현은 SSG전에서도 마무리로 출전했다. 만약 김서현이 이 경기를 깔끔하게 막았다면 한화는 팀명을 바꾼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를 넘어 창단 첫 통합우승을 바라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3점차 리드를 안은 상황에서 김서현은 선두타자 채현우와 고명준을 나란히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단 한 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김서현은 하염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시속 155㎞짜리 직구를 뿌려대던 김서현이었지만 이날 공은 그렇지 못했다. 대타 류효승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김서현은 현원회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허용했다. 5-4 점수차는 곧바로 1점으로 좁혀졌다. 한화 양상문 코치와 포수 이재원이 마운드에 올라 한화 클로저를 점검한 뒤 내려왔고 김서현은 투구를 이어갔다.

김서현은 다음타자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특히 네 번째 시속 149㎞짜리 직구는 홈플레이트 앞에 떨어져 원바운드로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갈 정도로 제구가 잡히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서현은 불안에 떨고 있었지만 이때도 한화 벤치에서는 교체사인을 내지 않았다. 이재원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김경문 감독과 양 코치는 대화를 나눌 뿐 몸을 풀고 있던 엄상백 대신 김서현을 끝까지 밀고 갔다.

SSG는 이율예를 대타로 올렸고, 김서현은 올 시즌 데뷔한 신인에게 우승을 보내는 끝내기 투런홈런을 헌납했다. 흔들리는 김서현을 상대로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타석에 선 이율예는 김서현이 가운데로 몰린 시속 151㎞짜리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타구를 좌익수 뒤 담장을 넘겨 한화의 꿈을 날려버렸다. 김서현은 마운드에 주저 앉았고 하주석 위로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페넌트레이스 한 경기를 내줬고, 김서현은 이번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위로하기엔 충격이 큰 경기다. 이날 패배로 정규리그 1위 희망은 사라졌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팀 사기도 꺾였다. 특히 SSG는 한화가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상대이기에 불안감은 커졌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노련한 엄상백이 올라와 이율예를 처리했다면 어땠을까. 시즌 내내 부진했던 엄상백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혹시 한화도 더 나은 성적을 꿈꿀 수 있지 않았을까.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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