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문득, 이 노래]⑦'우리들의 발라드'가 일깨워준 청춘의 기억, 조용필 'Q'

김원겸 기자 2025. 10. 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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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어떤 이유로 문득 떠오르는 노래들.

그 노래들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소개합니다.

세상 가장 절절한 이 이별 노래는 양인자 시인이 노랫말을 쓰고, 그의 남편이자 작곡가 김희갑이 멜로디를 만들었다.

발라드를 듣고 자란 중년층이야 그렇다 해도, 발라드가 대세 장르가 아닌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2030 세대가 '우리들의 발라드'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의미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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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어떤 이유로 문득 떠오르는 노래들. 그 노래들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소개합니다.

▲ ⓒ지구레코드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 <7>조용필 'Q'

20대 초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했다. 상대는 대학 선배. 그는 유학 생활을 같이 할 남자가 있었다. 남자가 먼저 떠났고, 선배는 학기가 끝나면 뒤따를 참이었다. 둘의 결혼은 수순.

그런 선배의 사정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꾸준히 마음을 드러냈다. 조금씩 '틈'이 보이는 듯했다. '썸'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 관계가 진전됐다. 행복했던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날, 전등이 예쁜 찻집에서 선배와 마주 앉았다.

선배는 온화한 미소로 말했다. 며칠 후면 유학을 떠난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에게 덕담도 했다. "넌 좋은 남자이니 더 좋은 여자 만날 것"이라고. 둘의 시간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혼자만의 사랑이었지만, 선배의 그 '덕담'과 '약속'은 일방적인 이별 통보였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만 같았다. 남자에게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선배는 큰 기쁨이었다가 다시 깊은 슬픔이 됐다. 처음부터 이루어지지 못할 인연이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

눈물을 삼키며 작은 자동차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내려오는데, 라디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너를 마지막으로 나의 청춘은 끝이 났다 / 우리의 사랑은 모두 끝났다 / 램프가 켜져 있는 작은 찻집에서 나홀로 / 우리의 추억을 태워버렸다 / 사랑, 눈 감으면 모르리 /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노래가 흐르는 내내 눈물이 났다. 어디서도 흘려본 적 없던 뜨거운 액체가 볼을 타고 내려와 턱 밑으로 떨어졌다. 내 인생 가장 슬픈 이야기가 노래가 되어, 나의 심장을 아프게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노래가 들어있는 카세트테이프를 샀다.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이 노래만 반복해서 들으며 깊은 슬픔 속으로 빠져들었다. 슬픔이 너무 힘겨워 눈물만 났다. 가사가 어쩌면 이리도 내 마음일까.

'하얀 꽃송이 송이 웨딩드레스 수놓던 날 / 우리는 영원히 남남이 되고 / 고통의 자물쇠에 갇혀 버리던 날 그날은 / 나도 술잔도 함께 울었다 / 사랑, 눈감으면 모르리 /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이 노래는 조용필의 ‘Q’. 1989년 1월 발표된 조용필 10집 파트2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그해 5월 KBS '가요톱10'에서 1위도 했다. 세상 가장 절절한 이 이별 노래는 양인자 시인이 노랫말을 쓰고, 그의 남편이자 작곡가 김희갑이 멜로디를 만들었다.

'너를 용서 않으니 내가 괴로워 안되겠다 / 나의 용서는 너를 잊는 것 / 너는 나의 인생을 쥐고 있다 놓아 버렸다 / 그대를 이제는 내가 보낸다 / 사랑, 눈 감으면 모르리 /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조용필은 어느 인터뷰에서 노래 제목 'Q'는 퀘스천(Question)의 'Q'라고 말했다. 사랑은 무엇이고 이별은 왜 내게 다가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의문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제목이다.

SBS '우리들의 발라드'가 요즘 화제다. 9월 23일 첫 방송에서 4.5%를 기록하더니 9월 30일 2회에선 5.6%(닐슨코리아)로 올랐다. 2049세대 시청률은 2배나 올랐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7.6%까지 치솟았다. 몇몇 참가자들은 이미 스타 탄생을 예감케 한다.

발라드를 듣고 자란 중년층이야 그렇다 해도, 발라드가 대세 장르가 아닌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2030 세대가 ‘우리들의 발라드’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의미가 매우 크다.

발라드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가장 극적으로 표현되는 음악 장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서정적 멜로디가 만나, 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발라드 한 곡에 추억을 떠올리고, 발라드 한 곡에 위로와 힐링을 얻는다. 발라드는 그래서 공감의 음악이자 치유의 음악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내 인생의 발라드’ 한 곡쯤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정치 사회적 갈등이 심하고 국제질서도 혼란한 시기, 자신만의 인생 발라드 한 곡 듣고 따라 부르며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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