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농업부 차관 “유전자 편집 기술은 필수...GMO와 구분해야”
유럽 최대 농업단체 사무총장 17년 역임
“신유전체기술 써야 농민·환경에 더 도움”
“은퇴 고령농에 연금 지급, EU가 다시 허용...
대신 농장을 청년에 이전하는 방식 도입”
![페카 페소넨 핀란드 농업부 차관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충우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2/mk/20251002060301849ksbj.jpg)
페카 페소넨 핀란드 농업부 차관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의 상용화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페소넨 차관은 10대째 낙농업을 이어오고 있는 오랜 낙농가 출신으로 차관으로 부임하기 전에 유럽 최대 농업단체인 코파-코제카(Copa-Cogeca) 사무총장을 17년간 역임한 농업 전문가다. 코파는 각국 농민단체를, 코제카는 각국 농업협동조합을 대표한다.
농업인 세대교체를 위해 청년농업인 육성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페소넨 차관은 “고령 농업인이 은퇴할 때 정부로부터 연금지원을 받는 대신 자신의 농장을 청년농업인에게 넘기는 방식이 2028년부터 유럽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페카 페소넨 핀란드 농업부 차관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답하고 있다.[이충우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2/mk/20251002060303171xptz.jpg)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농민들의 경제적 성과 측면에서 소득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둘째는 경쟁력 문제로 소득이 높지 않다 보니 청년농업인들을 끌어들이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핀란드에서도 청년농업인이 크게 부족하다. 농민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그로 인해 세대 교체가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도전 과제다.
-핀란드 도시민과 농민간의 소득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유럽연합(EU) 평균과 거의 비슷해 핀란드 농민들 소득은 평균 도시민 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중요한 사실이 있다. 농민들간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가장 성공적인 일부 농민들은 괜찮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농민의 수가 전체 농업 시장과 농업인 수에 비하면 매우 적다. 또한 상당수 농민들은 ‘비전업 농업(part-time farming)’을 하고 있어 이들의 연간 소득은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친다. 연간 소득이 수천 유로에 불과한 경우도 많다. 따라서 우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농업으로도 충분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성공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농민들 이야기를 강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젊은 세대가 농업을 하나의 기회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평균의 통계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핀란드 농업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평균 소득 수치만 강조하면 젊은 세대가 농업에 뛰어들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통계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식량자급률 측면에서 식량안보 상황은 어떤가.
▷식량안보는 핀란드 정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다만 우리는 단순히 식량자급률 수치만 사용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유제품이나 일부 곡물은 국내 소비보다 더 많이 생산하지만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은 전혀 생산할 수 없다. 그래서 평균 식량자급률은 80~90%에 달하지만 이런 수치가 전체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무역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즉 우리가 생산한 것을 수출하고 부족한 것은 수입하는 방식이다. 또한 핀란드는 전략비축을 철저히 관리한다. 특히 제빵용과 종자용 곡물은 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국가 차원에서 비축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단백질 곡물 등 경작물의 유전자 자원을 보존하고, 품종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핀란드 가정에 72시간 비상식량을 비축할 것을 권장해 왔다. 정전이나 폭풍, 혹은 군사적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최고 72시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식량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밀가루, 건빵, 통조림, 식수 등이 그 예이다.
![페카 페소넨 핀란드 농업부 차관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답하고 있다.[이충우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2/mk/20251002060304423wiyb.jpg)
▷우리 정부가 식량 시스템의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또 하나의 분야가 바로 유전자 개량이다. 여기서 말하는 유전자 개량은 유전자변형(GM)보다는 전통적 육종법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작물과 가축의 내병성, 내재해성을 높이는 것이다. 새로운 유전자 기술은 단지 도구일 뿐이며, 우리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식물과 동물의 품종을 개량할 수 있는 모든 유전적 도구를 활용해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200년간 농업 생산성 향상의 약 70%는 사실상 품종 개량 즉 유전적 개선 덕분이었다. 예를 들어 내가 태어났을 당시 젖소 한 마리는 연간 약 5000리터의 우유를 생산했다. 그러나 지금은 동일 젖소 한 마리가 연간 1만리터 이상을 생산한다. 같은 소 품종이지만 유전적 개량을 통해 생산성이 2배로 오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 부담도 줄었다. 품종 개량은 농업 자체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된다. 소비자들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편집 작물에 대한 EU 입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유전자 편집은 과거 유전자변형작물(GMO)에 대한 논의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GMO는 외부 DNA를 삽입하는 방식이므로 EU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강한 반대가 있었다. 이에 비해 유전자 편집과 같은 신유전체기술(NGT, New Genomic Techniques)은 DNA 내부에서 특정 유전자를 켜거나 끄는 방식이다. 즉 외부 DNA를 도입하지 않고 원하는 형질을 훨씬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다. 따라서 NGT를 GMO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NGT를 활용하면 농약 사용을 줄이고, 작물 자체의 내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에 더 이롭다. 기존에는 원하는 형질을 얻으려면 수백 세대의 교배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몇 세대 만에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핵심은 시간이다. 기후변화로 매년 여름이 더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데 100년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EU 집행위는 최근 이와 관련해 매우 긍정적인 입법 패키지를 제안했다. 이 제안이 통과되면 유전자 편집 같은 신유전체기술이 활용되면서 병충해와 기후변화에 더 강한 작물과 가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농업인 유치를 위한 정책적 노력엔 어떤 것이 있나.
▷EU의 공동농업정책(CAP) 일환으로 청년농업인들이 농업을 시작할 때 투자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하거나 특정한 단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초기 정착지원금을 제공한다.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대체서비스 제도도 있다. 청년농업인들이 연간 2~3주 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농장 일을 대신해주는 인력을 지원하는 제도다. 농민들이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최근에는 농업인들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농민돌봄(Care for Farmers)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청년농업인들이 시장 경쟁과 가정 문제 속에서 겪는 압박을 견딜 수 있도록 돕는 복지제도다.
![페카 페소넨 핀란드 농업부 차관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답하고 있다.[이충우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2/mk/20251002060305767qpzl.jpg)
▷EU 집행위의 새로운 CAP 개정안에서는 농업인 세대교체를 위해 농업인 연금 제도를 다시 도입하려는 논의가 있다. 과거 고령 농업인이 은퇴하면 연금을 제공하고, 농장을 후계자에게 넘길 수 있는 제도가 있었지만 2010년에 불법적인 국가보조로 판단한 EU의 권고로 폐지됐다. 그런데 15년이 지난 지금 EU가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시 추진하려는 것이다. 고령 농업인이 은퇴할 때 정부의 연금 지원을 받으면서 농장을 젊은 세대에게 넘기는 구조다. 새롭게 개정되는 CAP가 2028년 이후 적용되면 이러한 제도가 다시 부활할 것이다. 즉 청년농업인들은 세제 혜택과 일부 투자 보조금, 제한적인 직접 지원을 받으며 농장을 인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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