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초기 비용만 35조… 미군 재조정 맞물려 ‘난제’
李, 취임 후 첫 ‘전작권’ 공개 언급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회복하겠다”며 취임 후 처음으로 전작권 전환 문제를 공개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전작권 회복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다”면서도 그 시점에 대해선 “데드라인이 언제냐 말하기는 조금 이르다”고 했다. 정부의 ‘정치적 의지’는 확고하지만, 실제 전시 작전 능력을 확보하고 한반도 방어에 무리 없는 대안을 미국과 협상하는 일은 난제(難題)로 여겨진다.
◊“전작권 전환, 능동적 추진 중”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해 “한미 간 합의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체계적·안정적·능동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한미 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는 2014년 “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전환 조건이 충족될 때 전환한다”는 원칙하에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한국군이 주도할 미래연합사의 역량을 평가하자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현재) FOC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FOC 검증을 완료하기 위한 능력을 조속히 갖추는 데 한미가 지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FOC 검증이 완료되면, 최종 전환의 전 단계인 FMC로 넘어가게 된다.
전작권 평가에는 추상적·정성적 항목이 많지만, 핵심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할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다. 많은 전문가는 한국군의 정찰·감시, 지휘·통제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미 측 자산이 없으면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을 사전 탐지할 수 있는 우리 군 능력은 크게 제한된다”고 말했다.

독자적으로 이런 자산들을 확보하는 데는 최소 수십조 원, 최대 수백조 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지난 7월 국회 세미나에서 초기 비용만 34조9990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장관도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해 매년 국방비를 8%씩 증액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도 국방 예산을 올해 대비 8.2% 늘린 66조2947억원으로 편성했는데, 이런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주파 “時期 정해 전환해야”
국방부는 지난달 24일 열린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충족의 상당한 진전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8월 “전작권 전환을 빠르게 앞당기기 위해 지름길을 택한다면 한반도 전력의 준비 태세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적 이유로 전작권을 서둘러 전환할 가능성을 경계한 말로 볼 수 있다.
여권의 ‘자주파’ 사이에서는 전작권 조기 전환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서훈 전 국정원장은 지난달 ‘조건’이 아닌 ‘시기’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해야 한다며 “전작권을 환수하면 남북대화에서 우리의 지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군의날 연설문에 직접 전작권 ‘회복’이란 표현을 넣었다. 이에 대해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다시 되돌아갈 원래의 위치가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미군이 가져간 것을 돌려 받는다는 뉘앙스의 ‘환수’란 표현을 주로 썼고,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는 권한을 수평 이동한다는 취지의 ‘전환’을 주로 썼다.

◊미군 재조정 연관성도 난제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전 세계에 파견됐던 미군 장성·제독 800여 명을 모아놓고 “가장 중요한 최우선 과제는 본토 수호”라고 했다. 미군의 해외 개입에 부정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방어 부담을 덜기 위해 전작권을 서둘러 넘겨주려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군이 한국군의 지휘를 받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현재 ‘4성’인 주한미군사령관이 ‘3성’으로 강등될 수 있고, 더 근본적으로는 유사시 미국의 전시증원군 파견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미군의 전 세계 태세 조정과 맞물려, 주한 미군의 규모와 성격이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안 장관은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의 ‘ㅊ’ 자도 나오지 않는다”며 “한미 간에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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