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업무용 ‘G드라이브’ 전소… 12만명 자료 통째로 날아가
점점 늦어지는 복구 작업
지난달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중앙 부처 공무원들이 쓰는 업무용 클라우드(온라인 저장 장치)인 ‘G드라이브’가 전소한 것으로 1일 파악됐다. G드라이브는 다른 온라인 행정 시스템과 달리 백업본이 없어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소속 공무원 전원이 G드라이브를 쓰는 인사혁신처가 특히 타격이 크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8년 치 업무 자료가 통째로 날아가 막막하다”고 했다.
G드라이브는 구글의 구글 드라이브처럼 문서, 사진 등 자료를 저장할 수 있는 일종의 온라인 하드디스크다. 2017년 공무원 간 문서 공유를 쉽게 하고 보안도 강화한다는 취지로 G드라이브를 만들었다. G드라이브란 이름은 정부를 뜻하는 government(거버먼트)에서 따왔다고 한다. 공무원 1인당 30GB(기가바이트)씩 제공했다. 당시 행안부는 각 부처에 ‘모든 업무 자료는 사무실 PC에 저장하지 말고 G드라이브에 저장해야 한다’는 지침도 내렸다.

실제 사용 인원은 전체 중앙 부처 공무원의 17% 수준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74개 부처 공무원 12만5000명이 쓰고 있다.
저장된 데이터는 858TB(테라바이트)로 A4 용지 4495억장 분량이다.
G드라이브 시스템은 이번에 불이 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 설치돼 있었다. 화재로 완전히 불탄 시스템 96개 중 하나다.
문제는 G드라이브가 다른 시스템과 달리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G드라이브는 용량이 커 백업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며 “나머지 95개 시스템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형태로 백업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했다.
G드라이브를 특히 많이 쓰는 인사혁신처는 비상이 걸렸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직원들이 모든 업무 자료를 G드라이브에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썼는데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했다.
인사혁신처 자료 중에는 내부 회의 자료, 국회 자료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의 개인 신상이나 인사 검증, 상벌 관련 자료가 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무원의 출장·연가, 승진 등 인사 자료는 정보자원관리원 광주 분원에 있는 ‘e-사람’ 시스템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가 사라졌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직원들이 사무실 PC와 이메일, 공문 등을 뒤져 업무 자료를 찾고 있다”며 “전문 복구 업체를 동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에 국무조정실, 행안부 등은 G드라이브를 쓰는 공무원이 적다고 한다.
G드라이브가 전소되면서 이달 열리는 국정감사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업무 자료가 많이 사라져 국회 요구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행안부는 이날 “나머지 95개 시스템은 백업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밝혔지만 다른 시스템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정보자원관리원에 따르면, 대전 본원에 있는 647개 시스템 중 62%는 매일 백업했지만 나머지 38%는 한 달에 한 번씩 백업해 왔다고 한다. 마지막 백업 날짜가 8월 31일인 시스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 한 달 치 데이터가 사라진 셈이다.
행안부는 완전히 불탄 96개 시스템은 대구 분원으로 옮겨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행안부는 이전·복구에 4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전문가들은 “현재 복구 상황을 감안하면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날 행안부는 이번 화재로 멈춘 시스템 647개 중 105개(16.2%)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화재 엿새째지만 복구율은 여전히 10%대에 그치고 있다. 복구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불이 난 5층 전산실 바로 옆에 대전 본원 시스템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저장소)’가 있다”며 “5층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복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행안부는 지난달 28일 화재를 피한 2~4층 시스템을 재가동했지만 스토리지를 살리지 못해 완전 복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5층 전산실에는 여전히 먼지와 재가 쌓여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10월 12일을 목표로 분진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분진을 제거한 뒤 불탄 전산실을 순차적으로 재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체국 쇼핑몰은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입점한 소상공인 피해액이 1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어린이집 보육료 결제 등에 쓰는 ‘국민행복카드’도 여전히 ‘먹통’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부24’ ‘복지로’ 등 시스템이 본원 2~4층에 있어 불을 피했다”며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G드라이브
중앙 부처 공무원들이 업무용으로 쓰는 온라인 저장 장치다. 이른바 ‘공무원용 웹하드’다. 문서나 사진 등을 올려놓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G는 government(정부)에서 따왔다. 지난 8월 기준 공무원 12만5000명이 쓰고 있다. 저장된 데이터는 858TB(테라바이트)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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