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텀블러인 줄 알았는데… 청소년 파고드는 ‘액상 전자담배’
눈속임 제품들 학생들 사이 확산

중3 아들을 둔 이모(45)씨는 최근 아들이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어 찾아간 학교에서 아들의 액상형 전자담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무선 이어폰 케이스처럼 생겼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아들 방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 이게 전자담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다양한 형태로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온라인에선 키링, 립글로즈, 텀블러 등과 같은 형태는 물론, 스마트워치를 겸한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팔린다. 판매 업체들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티 안 나는 전자담배를 찾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라고 홍보하지만, 보건의료계에선 “청소년들을 겨냥한 것”이란 반응이다.

본지가 질병관리청 자료를 분석해보니, 흡연 청소년 중 액상형 전자담배 이용률이 2020년 25.5%에서 지난해 35.5%로 늘어났다. 자칫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2025 세계 흡연 실태 보고서’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는 중독성이 있고, 유해하다” “아동·청소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담배 관련 연구 권위자로 미국 UCSF(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지낸 스탠턴 글란츠 박사도 지난해 금연정책포럼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유무에 관계없이 유해한 입자를 만드는데, 이 입자가 폐 독성과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의 95%는 현행법상 ‘담배’가 아닌 합성니코틴을 사용하기 때문에 규제를 벗어난 상태다. 뒤늦게나마 이를 ‘담배’로 분류해 규제 대상에 넣는 입법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국회 기재위만 통과했을 뿐 아직도 국회 법사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더 거쳐야 한다. 보건의료계에선 “변종 담배가 더 확산되기 전에 신속하게 국회가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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