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라” “두발은 단정” 트럼프, 장성 800명 ‘정신 교육’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전 세계 미군 장성급 지휘관 800여 명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 기지에 소집해 70여 분간 연설하며 ‘정신교육’을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발언(45분)까지 합치면 장성급 지휘관들이 2시간 동안 두 사람 연설을 경청했다. 트럼프는 “내 말이 마음에 안 들면 나가라”는 농담을 했고, 헤그세스는 ‘용모 단정’을 강조했다.
공개된 행사 사진을 보면 얼굴이 주름이 패고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한 장성들이 훈련소 신병처럼 ‘각 잡힌’ 자세로 대통령과 장관의 연설을 듣고 있다. 장성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하고, 행사장 분위기 역시 잔뜩 경직돼 있었다. 트럼프는 장성들에게 “그냥 편하게 있으라”며 “박수를 치고 싶으면 쳐도 된다. 뭐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했다. 이어 “내가 하는 말이 마음에 안 들면 나가도 된다. 물론 그러면 당신들의 계급과 미래도 사라지겠지만”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뉴욕군사학교(NYMA)에서 고교 4년을 보냈지만 실제 군 경력은 없다. ‘군 미필’ 대통령이 군 병력을 ‘미국 내부의 적’과 싸우는 데 동원할 수 있다는 연설을 한 데 대해 미 디애틀랜틱은 “장성들이 ‘대체 최고사령관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거지?’라고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헤그세스는 이날 연설에서 미군이 인종·젠더 평등 같은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전투력 강화에 집중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뚱뚱하지 않은 몸매’ ‘단정한 두발’ 등을 갖추라고 지시했다. “턱수염, 긴 머리, 피상적인 개인 표현은 이제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발과 면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본인이 젊은 소대장이나 중대장이었을 때 다뤘을 법한 이슈”라며 “헤그세스의 연설은 청중에게 적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선 위관 장교가 병사들에게 할 법한 ‘생활 훈시’를 전세계 장성급 지휘관들을 불러놓고 했다는 지적이다.
장성들은 트럼프와 헤그세스의 연설을 굳은 표정으로 경청했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WP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군의 전통에 따라 장성들은 거의 침묵했다”고 했다. 전직 국방부 관료인 코리 샤케는 WP에 “군 지도자들을 노골적으로 당파적 연극에 몰아넣은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이날 30여 년전 퇴역한 미 해군 전함(battleship)들을 다시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말이 나온다. 수십㎞ 사거리 함포를 탑재한 전함은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항공기와 미사일을 탑재한 항공모함으로 빠르게 대체됐다. 미 ‘내셔널 시큐리티 저널’은 “과거 전함은 적의 포탄에 맞아도 두꺼운 장갑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현대전에서 미사일 화력을 버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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