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부담’ 적은 상습체불… “과징금 도입해야”

목은수 2025. 10.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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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13%가 전체금액 70% 차지
수차례 전력 있어도 벌금형 선고
“억지력 높고 신속한 제재 있어야”

올해 상반기 임금 체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고의적이고 반복적으로 임금 체불을 일삼는 사업주에게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장안구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민원실의 모습. /경인일보DB

지난 4월 체불임금 문제로 수원시 장안구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찾았다가 체포된 필리핀 국적의 솔로몬(4월21일자 7면 보도)씨는 여전히 밀린 임금을 받지 못했다. 당시 그는 10여년 동안 근무한 용인시의 한 석재공장에서 퇴직금을 포함해 약 5천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노동청은 지난 18일 해당 사업주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솔로몬씨가 체불임금을 돌려받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간이대지급금’은 최대 1천만원에 불과해 나머지 금액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기복 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는 “해당 사업주에게 솔로몬만이 아니라 여러 노동자가 같은 피해를 겪었다”며 “소송이 장기간 이어지면 노동자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업주가 임금을 주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임금 체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고의적이고 반복적으로 임금 체불을 일삼는 사업주에게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체 체불액의 상당 부분이 일부 사업주에게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보다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임금 체불액은 1조1천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 중 외국인 노동자에게 체불된 금액은 전체의 7.8%(885억원)인데, 피해 노동자 수로 따지면 전체의 12.5%(1만6천994명)에 이른다.

일부 사업주의 상습적인 임금 체불에도 형사처벌의 부담이 크지 않다 보니,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체불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상습 체불 사업주는 전체의 13%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체불한 금액은 전체 체불액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광주시의 한 사업주는 임금 4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 7월 수원지법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업주는 이미 같은 혐의로 두 차례의 벌금형과 한 차례의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으로 ‘과징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비해 처리 속도가 빠르고, 행정질서 위반에 부과되는 과태료보다 과징금의 금액 상한이 높아 억제력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법적 제재가 아니라 정부 재량에 따라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으로 신속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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