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며] 국가산단, 김해의 미래 바꿀 엔진- 이종훈(김해본부장)

이종훈 2025. 10. 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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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는 찬란한 철기문화를 이끈 가야의 수도이자, 철을 매개로 교역과 문명을 꽃피운 기술국가의 중심지였다.

당시 가야는 철을 기반으로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를 형성했으며, 김해는 그 심장부였다.

국가산단은 단순한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라 김해시민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과거 김해는 철기 문명의 중심지였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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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는 찬란한 철기문화를 이끈 가야의 수도이자, 철을 매개로 교역과 문명을 꽃피운 기술국가의 중심지였다. 당시 가야는 철을 기반으로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를 형성했으며, 김해는 그 심장부였다. 그러나 지금 김해는 과거의 영광과 달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산업 기반은 커 보이지만, 실상은 방향 없는 구조 속에서 영세업체들이 각자도생하는 현실이 반복된다.

현재 김해에는 1만여 개 제조업체와 8만4000명의 종사자가 있다. 경남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지만, 대부분 10인 이하 영세업체다. 기술력과 자본, 조직적 연계가 부족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주거지와 농촌, 도심 외곽까지 무질서하게 퍼진 공장은 도시 질서를 흔들고 있다. 20개의 일반산단과 8개의 농공단지가 있지만, 산단 간 연계 부족과 낮은 혁신 역량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활공간과 생산공간이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는 시민 불편으로 직결되고 있다.

이제는 미봉책이 아니라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변화의 출발점은 국가산업단지다. 국가산단은 산업을 집약하고, 기술·인력·연구개발이 선순환하는 전략 플랫폼이다. 김해는 이를 기반으로 미래자동차, 액화수소, 물류·로봇·반도체, 의생명 등 차세대 전략산업을 육성하려 한다. 하지만 이 계획은 선언만으로는 공허하다. 국가산단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정부의 결단 없이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무엇보다 시민들은 더 이상 구호만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산단 조성이 늦어질수록 교통 혼잡과 환경 문제는 악화되고, 청년은 더 많이 도시를 떠난다. 영세업체의 고통은 커지고, 주민들은 공장의 소음과 매연에 노출된다. 산업단지 조성과 정주환경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시민 삶이 지켜진다. 국가산단은 단순한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라 김해시민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미국의 전 장관 존 W. 가드너는 ‘우리가 마주한 것은 (풀 수 없는) 문제로 위장한 숨 막히게 멋진 기회들’이라고 말했다. 이 위기를 방치한다면 기회는 사라지고 위기만 남는다. 김해의 산업 구조와 도시계획의 혼란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국가산단 추진은 지방의 목소리로 끝날 일이 아니다. 중앙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이는 특정 지역 개발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 체질을 바꾸고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국가적 과제다. 수도권만 바라보는 정책 기조로는 지역이 살아날 수 없으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약속도 공허해진다.

김해의 강점은 분명하다. 김해공항과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 부산진해신항, 고속철도, 고속도로가 연결된 ‘트라이포트’ 입지는 동북아 산업·물류·교통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수준인 13개의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갖춘 곳도 김해다. 이 조건을 살리지 못한다면 이는 지역의 무능이 아니라 정부의 무책임이다.

과거 김해는 철기 문명의 중심지였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지금은 그 정신을 되살릴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이는 지방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 차원의 실질적 결단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외면이 계속된다면, 그로 인한 부담은 결국 정부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종훈(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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