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앞두고 울산 숙박료 2배 폭등···바가지 논란
일주일새 '10만원→25만원' 껑충
경주선 9배 올라···정부 단속 나서
일각 "이미 마감" 늑장 대응 지적
지역축제마다 악순환···대책 마련을

울산지역 숙박업소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숙박 요금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에서는 바가지 요금 논란이 커지자 합동 점검반까지 꾸려 단속에 나선 가운데, 울산 역시 숙박료 급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6일간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는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단, 경제인, 언론인 등 2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울산도 가을 관광 성수기와 국제행사가 겹치면서 숙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이미 상당수 숙소는 예약이 마감됐고 아직 남은 일부 숙소는 평소보다 요금을 두 배 이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1박 요금을 전주 10월 24~25일과 비교해보면 A업소는 10만2,000원에서 25만2,000원, B업소는 11만9,000원에서 24만7,000원, C숙소는 6만8,000원에서 17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날뿐만 아니라 10월 27~30일 평일 숙박 요금도 전주와 행사 이후 주보다 높게 나타났다.
울산 도심의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경주에서 모든 인원을 수용하기 부족해 울산 숙소도 많이 이용되면서 이미 예약이 마감됐다. 특수한 상황이라 요금이 올랐지만, 여름 성수기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행사가 열리는 경주에서는 '숙박 요금이 9배 올랐다', '평일 기준 5만원이던 숙박 요금이 34만원으로 폭등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지난 16일 경주시는 지역 숙박업소에 안전한 숙박 환경 제공, 합리적 요금 유지, 친절한 서비스 제공 등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경주시 일대에는 '정직한 가격, 믿을 수 있는 숙박!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해 함께 합시다!'는 현수막도 게시됐다. 실제 일부 숙박업체는 논란이 커지자 경주시의 요청에 따라 숙박 요금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안심하고 관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31일까지 숙박·외식업소에 대한 특별합동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요 숙박·외식업소를 점검하며, 가격 표시 의무 위반이나 부당 요금 청구가 적발될 경우 경고와 영업정지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약이 이미 마감된 상황에서 단속이 늦장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포츠 경기, 불꽃놀이, 지역 축제 등 큰 행사가 열릴 때마다 바가지 요금 논란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실제 울산에서도 2023년 체전을 앞두고 경기장 인근 숙박업소들의 요금이 기본의 3~4배 이상 오르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공중위생관리법에는 '숙박요금표를 게시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요금 수준 자체에 대한 제한은 없다. 이 때문에 숙박업소가 요금을 올려 게시하면 그 금액대로 받는 것은 법 위반이 아니어서, 바가지 요금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울산시는 "9월 중순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가을 관광철과 추석을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해 점검을 강화해달라는 공문이 내려와 각 구·군에 모니터링과 지도·홍보를 요청했다"라며 "아직까지 APEC과 관련해 바가지 요금이 발생했다는 클레임은 없었고, 정부나 타 시도의 협조 요청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숙박업 특성상 특정 기간에는 요금이 10~30% 정도 오를 수 있는데, 오른 대로 요금표를 게시하고 받으면 문제 삼을 수 없다"라면서도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