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성과자 교육용? 퇴출용? 네이버 ‘스킬업’ 프로그램 논란
직원들 “저성과자 퇴출 용도” 반발
법원, 저성과자 분류에 엄격한 기준 적용

네이버가 올해부터 일부 직원을 저성과자로 분류해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저성과자 업무 능력을 높이기 위한 순수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입장이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명목상 교육 프로그램일 뿐 실질적으로 ‘저성과 인력 퇴출 프로그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저성과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네이버 내부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저성과자 대상 ‘스킬업’ 운영
1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부터 저성과자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스킬업(Skill-up)이라는 명칭의 이 프로그램은 네이버 인사팀이 주관한다. 인사팀은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에게 개인 메일을 통해 대상자 선정 여부를 통보한다. 인사팀은 프로그램 시작 전 당사자와 50분간 면담하며 프로그램 내용을 안내한다.
본지가 입수한 스킬업 매뉴얼에 따르면 교육 프로그램은 10주간 진행된다.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 스스로 자신이 개선해야 할 점을 적는 ‘개선 계획서’를 작성해야 하고,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외부 교육도 받아야 한다. 외부 교육은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올라온 콘텐츠를 수강하는 방식이다. 인강을 들은 뒤 학습 내용을 요약하고 이를 현업에서 적용할 방법 등을 정리해 1·2차 리더에게 보고해야 한다.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교육 프로그램은 진행되며, 직원들이 자신을 저성과자로 분류한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는 없다고 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저성과자로 분류된 기준이나 평가 결과를 당사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 “어떤 기준에 의해 저성과자로 분류된 것인지 당사자가 알지 못한 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과자 퇴출 VS 재교육 프로그램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노사 입장은 엇갈린다. 네이버는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순수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반복적으로 몇 년간 업무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회사가 자금을 투입해 외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일 뿐이다”라며 “학습 의지가 없다면 압박으로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업무 역량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제도”라고 했다. 이어 “인사상 불이익은 전혀 없다”면서 “고과 개선이 안 되면 급여가 낮아지는 불이익이 생기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회사가 도와주는 취지이고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퇴출을 유도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무사 업계는 회사가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의 스킬업 메뉴얼을 살펴본 한 노무사는 “회사는 능력 향상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부당한 인사 조치, 권고사직의 압박 수단으로 일부 기업이 사용하는 인력 퇴출 프로그램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면서 “근로기준법상 부당 해고 요건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정신적으로 압박해 자진 퇴사하게 유도하는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 대상자로 분류되면 조직 내에서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정신적·사회적 압박을 못 이겨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노무사는 “팀장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상사에게 밉보이는 경우에도 저성과자로 분류되는 게 현실이고, 공정한 평가보다 사감이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2021년 저성과자 해고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저성과자를 평가할 때는 평가 기준이 명확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해석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3년 이상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부진한 경우 저성과자로 봐야 한다는 게 그간 법원 판례”라며 “객관적인 평가 결과에 따라 교육 훈련 대상자를 선정하고 상당한 기간 업무 능력·성과 향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과자 교육 프로그램 자체는 인정하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다면 문제가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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