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성과자 교육용? 퇴출용? 네이버 ‘스킬업’ 프로그램 논란

김강한 기자 2025. 10. 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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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저성과자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직원들 “저성과자 퇴출 용도” 반발
법원, 저성과자 분류에 엄격한 기준 적용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뉴스1 ⓒ News1

네이버가 올해부터 일부 직원을 저성과자로 분류해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저성과자 업무 능력을 높이기 위한 순수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입장이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명목상 교육 프로그램일 뿐 실질적으로 ‘저성과 인력 퇴출 프로그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저성과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네이버 내부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저성과자 대상 ‘스킬업’ 운영

1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부터 저성과자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스킬업(Skill-up)이라는 명칭의 이 프로그램은 네이버 인사팀이 주관한다. 인사팀은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에게 개인 메일을 통해 대상자 선정 여부를 통보한다. 인사팀은 프로그램 시작 전 당사자와 50분간 면담하며 프로그램 내용을 안내한다.

본지가 입수한 스킬업 매뉴얼에 따르면 교육 프로그램은 10주간 진행된다.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 스스로 자신이 개선해야 할 점을 적는 ‘개선 계획서’를 작성해야 하고,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외부 교육도 받아야 한다. 외부 교육은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올라온 콘텐츠를 수강하는 방식이다. 인강을 들은 뒤 학습 내용을 요약하고 이를 현업에서 적용할 방법 등을 정리해 1·2차 리더에게 보고해야 한다.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교육 프로그램은 진행되며, 직원들이 자신을 저성과자로 분류한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는 없다고 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저성과자로 분류된 기준이나 평가 결과를 당사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 “어떤 기준에 의해 저성과자로 분류된 것인지 당사자가 알지 못한 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과자 퇴출 VS 재교육 프로그램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노사 입장은 엇갈린다. 네이버는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순수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반복적으로 몇 년간 업무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회사가 자금을 투입해 외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일 뿐이다”라며 “학습 의지가 없다면 압박으로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업무 역량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제도”라고 했다. 이어 “인사상 불이익은 전혀 없다”면서 “고과 개선이 안 되면 급여가 낮아지는 불이익이 생기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회사가 도와주는 취지이고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퇴출을 유도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무사 업계는 회사가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의 스킬업 메뉴얼을 살펴본 한 노무사는 “회사는 능력 향상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부당한 인사 조치, 권고사직의 압박 수단으로 일부 기업이 사용하는 인력 퇴출 프로그램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면서 “근로기준법상 부당 해고 요건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정신적으로 압박해 자진 퇴사하게 유도하는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 대상자로 분류되면 조직 내에서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정신적·사회적 압박을 못 이겨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노무사는 “팀장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상사에게 밉보이는 경우에도 저성과자로 분류되는 게 현실이고, 공정한 평가보다 사감이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2021년 저성과자 해고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저성과자를 평가할 때는 평가 기준이 명확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해석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3년 이상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부진한 경우 저성과자로 봐야 한다는 게 그간 법원 판례”라며 “객관적인 평가 결과에 따라 교육 훈련 대상자를 선정하고 상당한 기간 업무 능력·성과 향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과자 교육 프로그램 자체는 인정하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다면 문제가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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