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사위 증인에 한전 사장 부른 추미애, 국감이 민원 처리장인가

2025. 10. 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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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인 한국전력(한전)은 국회 산자위 소관이다.

그런데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김동철 한전 사장을 증인으로 전격 채택했다.

한전이 법사위 피감기관이 아닌데도 한전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이 이런 합리적 의심을 들게 만들고 있다.

법사위 증인으로 한전 사장을 부른 건 이해충돌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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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위원장이 대법원에 대한 현장검증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 위원들이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공기업인 한국전력(한전)은 국회 산자위 소관이다. 그런데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김동철 한전 사장을 증인으로 전격 채택했다.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 동서울변전소에 초고압 변전소를 설치하는 이유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하남은 추 의원의 지역구다.

한전은 2020년 3월 부지 선정을 시작으로 7000억원을 들여 동서울변전소의 옥내화·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변전 설비를 고도화해 옥내로 배치하고, 잔여 부지에 500㎸급 초고압 직류전송 변환소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 발전소에서 끌어온 전기를 직류에서 교류로 바꾸고, 전압을 낮춰 수도권 각 기업과 가정 등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필요한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는 동서울변전소 증설이 필수적이다. 한전은 ‘동해안~수도권 HVDC(초고압 직류 송전) 송전선로’ 280㎞가 지나가는 강원도·경기도 마을 79곳에서 주민 동의 절차를 마무리했지만 유일하게 동서울변전소에 막혀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동서울변전소 증설이 지연되면서 동해안 지역의 발전용량은 총 17.9GW인데 송전 가능량은 10.5GW에 그쳐 동해안 발전소들이 가동을 멈추거나 조절하는 일이 잦다.

동서울변전소가 이처럼 꼬이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총선서 추미애 의원이 반대하고 나섰던 탓이 적지 않다. 이 사업은 원래 한전이 하남시 측과 큰 이견 없이 추진해왔지만, 총선에서 정치 쟁점화된 뒤 제동이 걸렸다. 추 의원이 하남시의 인허가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면서 반대 주민들의 여론을 모으며 압박하자, 같은 해 8월 하남시는 전자파 유해성, 도시 미관과 소음 문제, 주민 수용성 부족 등을 이유로 증설 관련 인허가 4건을 불허했으며 사업은 갑자기 중단됐다.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는 2024년 12월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가 동서울변전소 증설을 불허한 하남시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낸 취소 청구를 인용 결정했다. 경기도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만 하남시는 요지부동이다.

동서울변전소 증설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국회에 증인을 불러 해결책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 국감이 추 법사위원장의 지역 민원을 처리하는 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전이 법사위 피감기관이 아닌데도 한전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이 이런 합리적 의심을 들게 만들고 있다. 추 위원장은 1996년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된 뒤 5선 의원을 지냈다. 지난해 총선 때 기반이 없는 하남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1.17%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6선 의원이 됐다. 최근엔 내년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설까지 나온다. 법사위 증인으로 한전 사장을 부른 건 이해충돌 우려도 있다. 추 의원은 보다 신중히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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