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은 안 힘들어야죠” 제사 대물림 안해…달라지는 명절 제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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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은 안 힘들어야죠. 제사 대물림 안 되도록 제 대에서 그만하려고 합니다."
결혼 후 40여 년 동안 명절 제사를 도맡아오던 4형제 맏며느리 이 모(67·대구 수성구)씨.
마산의 큰 집으로 가서 제사를 지내던 김모(75·대구 남구)씨는 "어른들도 많이 돌아가시고, 서울 등 각지에서 내려오는 자식들도 있다. 제사를 함께 준비한다는 것이 힘들어져 큰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추석엔 가까운 곳에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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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은 안 힘들어야죠. 제사 대물림 안 되도록 제 대에서 그만하려고 합니다."
결혼 후 40여 년 동안 명절 제사를 도맡아오던 4형제 맏며느리 이 모(67·대구 수성구)씨.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모셔오던 제사를 올해부터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그간 서울에 거주하는 동서들의 '다들 힘드니 제사를 그만 지내자'는 요청에도 조상들을 모신다는 신념으로 꿋꿋이 전통 방식으로 제사를 이끌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서 이러한 결심을 했다.

당연스럽게 여겨왔던 명절의 전통문화 '제사'에 대한 의미가 달라졌고, 제수 장만에 부담을 느낀 가족들이 제사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지내지 않는 추세가 늘고 있다. 특히 지난 코로나19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경험하면서 제사 문화가 급속히 사그러들었다.
대구의 한 20대 직장인은 "주변을 둘러봐도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명절이나 기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경북에 있는 고향에 내려갈려고 하면 한숨이 나온다"고 털어놨다.
특히 세대가 교체되며 맞벌이 문화에 제사를 지낼 사람이 없고, 기성 세대들도 내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며 '제사 대물림'을 없애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해부터 제사를 없애고, 조부모의 제사를 위패를 모시는 도심의 한 사찰에 맡겼다는 박모(70·대구 달서구)씨는 다가오는 추석 아침 일찍 절을 찾은 후 성묘할 계획이다. 박씨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제사를 없애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자녀들에게 제사로 인해 갈등을 겪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며 "조상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마음만 있으면 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매 명절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큰 집으로 향했지만, 제사가 없어지자 소규모 가족들만 모여 삼삼오오 여행을 떠난다는 가족들도 많아지고 있다. 마산의 큰 집으로 가서 제사를 지내던 김모(75·대구 남구)씨는 "어른들도 많이 돌아가시고, 서울 등 각지에서 내려오는 자식들도 있다. 제사를 함께 준비한다는 것이 힘들어져 큰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추석엔 가까운 곳에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명절 분위기에 젊은 층도 '나의 대부터는 제사를 중단하겠다'는 결심을 굳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3남매 장남인 이모(44·대구 서구)씨는 "제사를 고집하는 부모님이 나이가 들고 편찮으시면도 제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살아계신 어른들께 잘해야지, 제사가 과연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나부터는 제사를 무조건 없애겠다고 부모님께 미리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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