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한국 선수만으로 리그 2위…김천 상무, 한국축구 가능성 증명하다

김세훈 기자 2025. 10. 1. 14: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이 국군의 날인 10월1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오전 훈련에 앞서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김천 상무 제공



“축구만 집중할 수 있는 게 기량 향상의 비결이다.”

프로축구 김천 상무는 현재 K리그1에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15승 7무 9패로 승점 52. 전북 현대(승점 67·20승 7무 4패) 바로 다음 순위다. 외국인 선수 한 명도 없이 오직 토종 선수만으로 만든 엄청난 성과다. 한국 선수들이 축구에 집중한다면 개인 기량과 팀 성적 모두 지금보다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희망이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결국 핵심은 선수 개인 기량 향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군 입대를 하면 다른 생각을 내려놓고 오직 축구 실력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한다”며 “경기력 향상이 유일한 목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가 없으니 기회도 많고, 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천은 현재 선수 40명이 소속돼 있다. 규정상 인원은 34명이지만 불규칙적인 전역과 충원이 반복되면서 인원은 다소 유동적이다.

김천이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은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적·물리적 훈련 환경이다.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은 규칙적으로 하루 한 차례 단체 훈련, 개인 훈련을 한다. 정 감독은 “외부 프로 선수들은 경기 외 활동에 신경 쓸 일이 많지만, 국군체육부대에서는 오직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게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감독은 “훈련장, 웨이트 트레이닝장, 재활시설 등 진천 선수촌 다음으로 시설이 좋다”며 “대부분 시간을 개인 역량 강화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천 상무 선수들이 국군의 날인 10월1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오전 훈련에 앞서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김천 상무 제공



선수들의 정신 자세도 ‘심플’해졌다. 어차피 1년 6개월 동안 제한된 환경 속에서 훈련과 경기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음만 먹으면 입대 전보다 훨씬 더 좋은 경기력과 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정 감독은 “말년 휴가조차 스스로 포기하고 마지막까지 뛰려는 분위기”라며 “한 경기라도 더 뛰고 몸값을 올리려는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울산 HD 소속 국가대표 공격수 이동경도 오는 28일 전역이지만 뛸 수 있는 때까지 상무 소속으로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정 감독은 “전역을 해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도 계속 경기를 뛰어야 한다”며 “전역에 앞서 휴가를 가는 것보다 상무에서 뛸 수 있는 만큼 뛰는 게 본인과 팀을 위해서도 좋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진규상 체육부대장, 김재호 2경기대장 등 부대 차원에서 축구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선수들의 자발적인 노력, 부대의 적극적인 지원이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고 자평했다.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이 국군의 날인 10월1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오전 훈련에 앞서 거수 경례로 인사하고 있다. 김천 상무 제공



김천은 일단 프로리그에서 주전으로 충분한 시간을 뛰어야 입대를 노릴 수 있다. 정 감독은 “입대 전부터 프로리그에서 충분한 자격을 입증한 선수들만이 올 수 있다”며 “원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 대거 입대하면서 팀 성적도 좋고 개인적으로 노력하려는 분위기도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공격수들에게 상무는 ‘기회의 땅’이다. 오현규(벨기에 헹크), 조규성(덴마크 미트윌란)처럼 상무 출신으로 현재 유럽에서 주전으로 뛰는 공격수들이 있다. 정 감독은 “다른 팀은 외국인 공격수들이 주전으로 뛰지만, 상무에서는 한국 공격수들이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는다”며 “우리 선수들은 재능이 충분하다. 상무에 들어와 어떻게 생각하고 노력하느냐가 향후 선수로서 성공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군인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기본 의무를 다하고 선수로서 개인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며 “팀 성적에 대한 큰 압박감없이 사명감, 전우애, 프로의식으로 무장된 게 상무가 선전하는 비결”이라고 정리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