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앞두고 화마에 스러진 효심… 구리 교문동 아파트 화재 ‘안타까움’

“어머니를 엎고 나오던 아들이 죽었으니 이를 어떡해.”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화재로 노모를 모시던 아들이 숨졌다. 아들은 먼저 화재를 대피했으나 미처 나오지 못한 노모를 구하러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가 함께 변을 당한 것이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 컸다.
1일 오전 4시20분께 구리시 교문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49세 남성 A씨가 숨지고, 80대 여성 B씨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새벽에 발생한 화재는 1시간여 만에 완진됐으나 화재 잔해들은 이날 오전 10시가 넘어서까지 정리가 한창이었다. 경찰과 소방의 합동감식도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시작됐다.
60㎡의 집은 전체 소실됐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복도식 아파트에 달린 복도 창문이 터져나오는 등 ‘펑’ 소리가 컸다. 아파트 밑 지상주차장에는 유리 파편이 가득했다.
또 다른 주민은 소방의 신고 시간보다 훨씬 이른 오전 4시 이전에 불이 시작됐다고도 한다. 이미 화재가 상당히 번진 뒤에 화재 신고가 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화마에 희생된 모자 역시 화재가 커진 뒤여서 대피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불이 난 집의 옆집 사람이 전하는 말로는 집을 나설 때 아들 A씨를 봤으나 그가 어머니를 찾으며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두 사람이 발코니 쪽에서 발견됐다고 했다. 불은 입구 쪽에서 시작돼 노모를 구하러 간 아들의 퇴로가 막혔을 것이란 분석이다.
주민들은 화재가 불공을 드려온 노모가 촛불을 켜 놓았기 때문일 것이라 추정했으나, 화재 감식반은 촛불은 화재 원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경찰과 소방의 감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15층 아파트 중 14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10여 가구가 피해를 입어 이재민으로 등록했다.
구리시는 시민안전보험에 가입돼 있어 화재피해를 입은 B씨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권순정 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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