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찬스'로 강남 90억 부동산 취득한 외국인 포함 104명 세무조사

강진구 2025. 10. 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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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A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강변 아파트와 지하철역 인근 상가 신축용 토지를 각각 25억 원과 65억 원에 매입했다.

두 부동산 모두 A씨의 국내 소득이나 재산만으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곳들이다.

과세당국은 해외 부동산 개발업과 국내 빌딩 임대업으로 큰돈을 번 A씨 부모를 자금출처로 보고 있다.

실제 작년 하반기 서울 강남구에 60억 원 상당의 재건축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현금 부자' 부모로부터 약 30억 원을 편법으로 증여받은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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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한강벨트 주택거래 전수 검증
자금 출처 의심 고액 전월세 거주자도 대상
"미성년 자녀 편법 증여도 들여다보겠다"
지난달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뉴스1

외국인 A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강변 아파트와 지하철역 인근 상가 신축용 토지를 각각 25억 원과 65억 원에 매입했다. 두 부동산 모두 A씨의 국내 소득이나 재산만으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곳들이다. 과세당국은 해외 부동산 개발업과 국내 빌딩 임대업으로 큰돈을 번 A씨 부모를 자금출처로 보고 있다. 이른바 '부모 찬스'를 이용해 현금을 편법 증여받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부모 소유 법인의 자금을 유출한 것도 드러났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증여세나 법인세 신고 내역은 없었다.

국세청은 이같이 편법 증여 등 탈루 혐의가 있는 104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뤄진 30억 원 이상 초고가주택 거래 등 5,000여 건을 전수검증한 결과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7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탈세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세무조사의 주 타깃은 초고가주택 거래였다. 특히 최근 신고가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소위 한강벨트로 불리는 부동산 과열지역에서 일어난 거래 가운데 자금출처가 의심되는 탈세 혐의자를 정조준했다. 실제 작년 하반기 서울 강남구에 60억 원 상당의 재건축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현금 부자' 부모로부터 약 30억 원을 편법으로 증여받은 경우도 있었다. 소득이 낮은 30대 이하 사회초년생의 고가 아파트 편법취득도 검증 대상이다.

김윤덕(왼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임광현 국세청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부동산 시장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국토부-국세청 업무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자금 출처가 의심되는 고액 전월세 거주자도 조사 대상이다. 월세 1,000만 원 이상인 고가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는 B씨의 경우, 별다른 소득 없이 고급 외제차와 고가 명품을 사들이는 데 연간 수억 원을 쓴 점이 발각됐다. 국세청은 고가주택 매매 종잣돈에 쓸 목적으로 고액 전세금을 편법 증여받은 사례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주택 가장매매(같은 사람이 매수·매도 주문을 동시에 내 거래가 활발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도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2주택자가 친척·지인 혹은 특수관계법인 등에 주택 한 채를 서류상으로만 허위 이전한 후, 양도차익이 큰 다른 한 채를 1세대 1주택 비과세로 신고하는 수법이 다수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날 국토부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부처 간의 협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최근 강남4구와 마용성 등에서 '똘똘한 한 채' 증여가 늘어났다고 한다"며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시가 대비 훨씬 낮은 가액으로 신고하거나, 증여한 부동산에 설정된 담보대출·전세금을 부모가 대신 변제하는 방식으로 증여세를 회피한 혐의도 빠짐없이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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