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연체채권 배드뱅크 ‘새도약기금’ 출범…기초생활수급자는 심사 없이 올해 소각

2025. 10. 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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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신용회복위원회 본사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온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배드뱅크가 ‘새도약기금’이란 이름을 걸고 본격 출범했다. 이번 기금은 다음달부터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연체채권을 매입하게 되며,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서는 상환능력 심사 없이 올해 중 바로 소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당국은 형평성 제고를 위해 5년 이상 연체자에 대해서도 이번 기금과 같은 수준의 채무조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1일 신용회복위원회 본사에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장기 연체채권 소각 및 채무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새도약기금’ 출범식을 열었다.

새도약기금은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 연체자들을 돕기 위한 배드뱅크(부실채권 처리 기관)로, 다음달부터 요건에 맞는 연체채권들을 금융권 등으로부터 일괄 매입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채권 매입규모는 16조4000억원, 수혜 인원은 113만4000명 가량이다.

기금 측은 채권을 매입한 뒤 행정데이터를 수집해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 요건을 심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채무소각이나 조정을 진행하게 된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상환능력 심사 없이 올해 중 우선 소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금은 파산에 준할 정도로 상환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되면 채권을 완전 소각해 준다. 중위소득 60% 이하(1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54만원) 또는 생계형 재산 외 회수 가능 재산이 없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중위소득이 60%를 초과하거나 회수 가능 재산이 있지만 채무를 갚을 능력이 현저히 모자라는 경우에는 원금의 최대 80%를 감면한다

새도약기금은 채무자들이 따로 신청하는 절차가 없으며 기금 측이 협약에 참여한 금융사로부터 요건에 맞는 채무자들의 채권을 일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 절차가 시작된다. 채권 매입이 이뤄지면 해당 채무자에 대한 추심은 즉시 중단된다.

금융사가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때와 새도약기금이 상환능력 심사를 끝냈을 때, 해당되는 채무자에게는 각각 통지가 갈 예정이다. 대상자들은 새도약기금의 채권 매입 이후부터 새도약기금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 채무 매입 여부 및 상환능력 심사 결과, 채권 소각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일각에서 제기한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5년 이상 연체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도 내놨다. 이들에게도 새도약기금과 동일한 수준의 특별 채무조정(원금 감면 최대 80%, 분할상환 최대 10년)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3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또 7년 이상 연체하고 채무조정을 이행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은행권 신용대출 수준의 저리 대출을 총 5000억원 규모로 3년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취약계층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용·복지 분야의 종합재기 지원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장기 연체자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소멸시효 제도 정비,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등이 포함된 종합대책을 4분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새도약기금은 장기간 빚의 굴레에 갇혀 있던 분들이 다시 경제 활동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도약의 장치”라며 “향후 철저한 상환능력 심사로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성실 상환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여 형평성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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