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묻지마 필버’? 국힘의 속사정

김진 2025. 10. 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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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4박 5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마친 국민의힘이 이달 중 필리버스터를 재개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번 본회의 때 비쟁점법안부터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했는데, 민주당에서 정부조직법 등 쟁점법안을 먼저 올린 것"이라며 "무조건 필리버스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의힘이 지난달 24~29일 실시한 필리버스터는 번번이 무력화됐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한 4개 쟁점법안도 민주당 주도하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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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개 비쟁점법안도 강행 검토
무용론 불구 “소수야당 기회”
송언석(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말 4박 5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마친 국민의힘이 이달 중 필리버스터를 재개할 전망이다.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70여개에 달하는 비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추가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면서다. ‘2차전’을 앞둔 국민의힘 내에서는 보다 정교한 전략으로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추석 연휴 이후 추가로 본회의를 열어 비쟁점법안으로 분류한 70개 안팎의 법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현 상태로 2일 본회의를 하는 건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며 10일 이후 본회의 개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필리버스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번 본회의 때 비쟁점법안부터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했는데, 민주당에서 정부조직법 등 쟁점법안을 먼저 올린 것”이라며 “무조건 필리버스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필리버스터의 총기간은 향후 여야 협상에 따라 본회의에 상정되는 법안의 내용과 개수를 놓고 달라지게 된다.

필리버스터가 법안 처리 자체를 저지하지는 못한다. 국회법은 재적의원(현 298명) 3분의 1 이상이 국회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종결동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로부터 24시간이 지난 후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토론을 종결한 뒤 즉시 표결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166석) 조국혁신당(12석) 진보당(4석) 기본소득당(1석) 사회민주당(1석) 친여 성향 무소속(3석) 등 190석에 가까운 거대 범여 정당 의석만으로 ‘강제 종결’이 가능해 소수당의 무기로서 의미는 사실상 빛바랬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의힘이 지난달 24~29일 실시한 필리버스터는 번번이 무력화됐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한 4개 쟁점법안도 민주당 주도하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치권에선 어김없이 ‘필리버스터 무용론’이 다시 고개 들었지만, 국민의힘은 비쟁점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 카드를 놓지 않고 있다.

배경으로는 전에 없이 경색된 여야 관계, 장외투쟁에 대한 싸늘한 민심 등이 꼽힌다. 국민의힘의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요즘 국회에서 소수야당이 마음껏 발언할 기회를 얻을 곳이 있나”라며 “24시간 만이라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기회라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퇴장시켜 반발을 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해 압도적 의석을 지닌 민주당이 위원장을 차지한 상임위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권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필리버스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장 발언 기록을 경신하면서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토론자 중 박수민 의원은 자신이 세웠던 직전 최장 기록(15시간50분)을 넘어선 17시간12분의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국회 증인·감정법 개정안 반대 토론자였던 김은혜 의원은 13시간49분 동안 발언하며 여성 의원으로선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증인·감정법 개정안이 여권 내 이견으로 두 차례나 수정되며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앞으로 진행될 필리버스터에서 투쟁 수위를 한층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비영남권 재선 의원은 “할 거라면 제대로 해야 한다”며 “우리 의원들의 발언 시간을 조정해 법안 표결 시점을 늦은 오후가 아닌,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황금시간대’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초선 의원은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때 본회의장에 우리 의원들이 너무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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