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50홈런 디아즈가 MVP 욕심을 드러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50홈런과 150타점 이상을 동시 달성한 삼성 르윈 디아즈가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욕심을 드러냈다. 디아즈가 역사에 남을 대기록과 함께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면서 올해 최고 투수 한화 코디 폰세와 MVP 경쟁 또한 미궁 속으로 빠졌다.
디아즈는 30일 홈 대구 KIA전에서 1회초부터 선제 3점 홈런을 때리며 시즌 5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정규시즌 종료 1경기만 남기고 이날까지 타율 0.313에 50홈런 156타점을 기록 중이다. 50홈런은 역대 6번째, 156타점은 리그 신기록이다. 50홈런과 15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도 올해 디아즈뿐이다.
예년이라면 MVP가 확실한 성적이지만 경쟁자가 너무 강력하다. 한화 폰세가 17승에 평균자책 1.85 242삼진을 기록 중이다. 다승과 평균자책 1위는 확정적이고, 탈삼진만 SSG 드류 앤더슨보다 3개 적은 2위다. 워낙 성적이 빼어나 최근까지만 해도 폰세의 MVP 가능성이 대단히 유력하게 점쳐졌다. 그러나 디아즈가 시즌 막판 무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팽팽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냈다.
디아즈는 이날 50홈런 경기를 마치고 “MVP 싸움이 정말 좋은 레이스가 될 것 같다. 올 한 해를 돌아봤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말 다 해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자로서 세울 수 있는 기록은 다 이뤄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의 말에 이견을 대기도 쉽지 않다. 디아즈는 “경쟁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시즌 끝나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디아즈의 홈런포를 앞세워 KIA를 5-0으로 꺾고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오는 5일부터 홈 대구에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른다. 디아즈와 폰세의 포스트시즌 맞대결 가능성도 열려있다.
디아즈는 폰세에 대해 “최근에도 이야기를 했는데 폰세가 ‘너 상대하는 게 정말 어렵다’고 하더라. 저도 똑같은 말을 했다”면서 “포스트시즌에서 만난다면 무조건 아주 좋은 매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디아즈는 이어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는데 우승을 못했다. 올해는 꼭 해보고 싶다. 그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디아즈는 직전 경기인 지난 28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파이널 보스(끝판대장·오승환의 별명)’가 은퇴하는 날 50호 홈런을 치고,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면 정말 특별한 하루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바람이 모두 이뤄졌다. 디아즈는 “그날(28일) 했던 말이 생각난다. 정말로 그렇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올해로 삼성 2년 차인 디아즈도 오승환의 은퇴에 가슴이 뭉클했다. 오승환과 KIA 최형우의 마지막 맞대결과 포옹이 특히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디아즈는 “두 선수가 KBO리그의 레전드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장면을 보면서 같은 필드 위에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먼 훗날 자식이 생기면 오늘 본 걸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했다.

대구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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