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엔비디아가 대우건설 찾은 까닭은?
KT·엔비디아, '데이터·디지털 트윈' 강연
"스마트건설 통해 안전관리·비용절감"
국내 대표 통신 기업인 KT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 선도 기업으로 꼽히는 엔비디아까지 한 건설사의 포럼에 등장했다. '건설'과 큰 연관점이 없어 보이는 두 회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건설, 거스를 수 없는 흐름"
대우건설은 지난달 30일 본사 사옥에서 '2025 대우건설 스마트건설 포럼'을 개최했다. 대우건설과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가 주관한 이번 포럼은 건설산업 미래 비전과 혁신 전략을 공유하고 최신 스마트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행사에 참석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디지털 혁신이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벽돌과 시멘트로 상징되던 건설 현장은 이제 데이터와 알고리즘, 그리고 로봇 기술이 어우러지는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관련기사:대우건설 김보현 "AI·DX로 건설산업 혁신하겠다"(9월30일)
이에 대우건설은 △스마트건설 △탈현장건설 △친환경에너지사업을 핵심 신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이를 확대하기 위한 '기술비전 2030' 계획을 수립했다. 정대기 대우건설 기술연구원 원장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및 AI·디지털 전환(DX) 기반 스마트건설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진경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은 디지털 혁신 흐름에 맞춰 스마트건설 기술이 현장에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업화, 즉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진 본부장은 "전략적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됐을 때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변화할 수 있다"며 "단순 '스마트건설 기술'을 넘어 '스마트건설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관련 인센티브 및 규제 샌드박스 등 사업화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T·엔비디아와 '건설업' 연결고리는
이날 포럼에는 통신 기업인 KT와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관계자들도 강연에 나서 관심을 끌었다. 언뜻 보기에는 건설과 크게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기업이었지만, 각각 '데이터'와 '디지털 트윈'이라는 키워드로 스마트 건설과 연동이 가능했다.
지난 2021년 DL이앤씨에서 건설업계 최초로 최고데이터책임자(CDO)를 맡았었던 변우철 KT P-Tech 본부장은 "4년 동안 건설업에 몸담으며 느낀 점은 세상이 변하는 동안 건설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전 산업에서 디지털 데이터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장은 여전히 종이와 같은 아날로그 데이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건설업의 가장 큰 고민인 '안전' 측면에서 데이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 본부장은 "건설업도 결국 초개인화돼야 한다"며 "현장에서 100% 추적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출입 관리부터 관제 시스템까지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코리아에서 솔루션스아키텍트팀을 맡고 있는 정구형 팀장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설계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비용 절감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 사물을 3차원(3D)으로 가상 공간에 구현해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돕는 방식이다.
정 팀장은 "건설이 대규모 금액이 투자되는 산업인 만큼 사전에 시행착오를 가상으로 겪을 수 있다면 당연히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가상이 현실과 최대한 똑같아야 하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3D 작업 툴 등을 이용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끝까지 자리 지킨 김보현…대우건설, DX 가속
대우건설은 이미 '바로답 AI'와 같은 자체 개발 AI 프로그램을 실무 단계에서 활용하는 등 DX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주택건축 분야에서는 BIM을 비롯해 모듈러와 같은 탈현장(OSC) 공법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대우건설은 단기(2025~2026년) 및 중장기(2027년~) 로드맵을 통해 스마트건설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도면·견적 등 AI 에이전트 비중을 높이고 드론·공간정보 활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버티컬 AI를 확대하는 등 AI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현장 자동화·로보틱스 확대, 드론 활용 안전·품질 분야 모니터링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포럼이 열린 대우건설 본사 푸르지오 아트홀 로비에서는 스마트건설 기술과 관련한 다양한 기업들의 전시도 펼쳐졌다. 대우건설은 AI 에이전트인 바로답 AI를 비롯해 현장품질문서간소화 시스템인 'Q-Box'를 선보였다.
그 외에 고레 로보틱스(건설 자재 운반), 엠에프알(모듈형 건설로봇), 아이티원(스마트안전), 씨에라베이스(자동화 로봇 운영), 아이원랩(첨단 드론), 산업의 역군(국내건설DB), 공새로(건설자재 조달 DX솔루션) 등이 각 사별로 기술을 뽐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또한 포럼 중 각 사별 전시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귀 기울여 설명을 듣는 한편 관계자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넘게 진행된 포럼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강연을 경청했다.
김준희 (kj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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