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서 적으로’ 고려아연·영풍, 2배 가까이 벌어진 직원 연봉 격차

한때 ‘혈맹’으로 불렸던 고려아연과 영풍의 직원 연봉 격차가 2배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적대적 M&A 분쟁 속에서도 고려아연은 노사 화합과 성과 공유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이어간 반면, 영풍은 실적 부진에 따른 처우 악화로 대조를 보이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고려아연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천100만원으로, 2023년 1억248만원 대비 8.3%(852만원) 증가했다. 반면 영풍은 6천164만원에서 6천140만원으로 오히려 0.4%(24만원) 줄어들며 6천만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두 회사의 연봉 격차는 2021년 2천864만원에서 2023년 4천84만원으로 확대되더니 지난해에는 5천만원 수준으로 벌어졌다.
노사 관계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고려아연은 지난 16일 임금·단체협약을 마무리하며 창사 이래 38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이어갔다. 최윤범 회장은 온산제련소에서 “신뢰와 협력을 넘어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자”며 노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회사는 기본급 11만8천원 인상과 함께 1천100만원 규모의 성과급·화합 격려금을 지급하고, 연간 실적에 따라 최대 400%의 추가 성과급도 약속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2조529억원, 영업이익 7천3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4.5%, 영업이익은 11.5% 늘어난 수치다. 금·은 등 귀금속과 전략광물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생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영풍은 매출 2조7천857억원, 영업손실 1천6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6% 줄고, 영업손실은 2년 연속 이어졌다. 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로 인한 가동률 저하, 코리아써키트 등 계열사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경영 악화가 심화된 결과다. 올해 상반기 석포제련소 평균 가동률은 34.9%로 전년 동기(58.4%)보다 23.5%포인트 떨어졌고, 5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포스코홀딩스에 이어 금속·철강 상장사 50곳 중 평균 연봉 2위에 오른 반면, 영풍은 처우와 성과에서 모두 밀리며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석포제련소가 오는 11월에도 조업정지 처분을 앞두고 있어 영풍의 실적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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