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겠단 사람 왜 없나…잇단 배터리 화재에도 컨트롤타워 ‘오리무중’
폐배터리 재활용은 환경부 소관
통일된 배터리 안전 대책 난망
청라 전기차 화재에도 개선 없어

3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배터리 안정성을 담당하는 확실한 주무 부처는 없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에서 배터리 관련 사고만을 다루는 컨트롤타워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배터리 관련 업무는 부처별로 조각조각 나뉘어 있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순서로 제품이 완성되는데 셀은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차 배터리의 모듈과 팩은 국토교통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환경부 소관이다.
이러다 보니 통일성 있는 배터리 화재 사고 예방이 난망한 상황이다. 자동차 배터리의 경우 셀에서 문제가 생겨 화재가 일어났다면 산업부 소관이지만 모듈이나 팩 쪽 문제라면 국토부가 관여해야 하다 보니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 전에는 각 부처에서도 발을 빼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 역시 현재 전산망 마비 사고 수습은 행안부에서 하고 있지만 향후 대책 마련을 어느 부처에서 하게 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무정전전원장치(UPS)는 배터리 주요 품목이 아니어서 담당하는 기관도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협회 관계자는 “배터리 안전 소관 부처와 관련해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UPS 화재의 경우 화재인 만큼 소방청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인천 청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일어난 벤츠 전기차 화재로 140여 대의 차량이 전소되거나 큰 피해를 본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정부는 중국산 배터리의 화재에 초점을 맞춰 차량 모델별로 배터리 생산 국가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사실상 의무화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배터리 안전 컨트롤타워 제정은 등한시했고 이게 이번 사태 원인 중 하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화재의 명확한 원인 규명에 실패했고 이에 따라 책임지는 부처도 없이 사건이 흐지부지되면서 컨트롤타워 부재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기차는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사회 전반에 배터리 사용이 늘면서 안전 대책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협회 관계자는 “법령으로 정확히 배터리 안전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가 통일성 있는 안전 정책을 시행해야 배터리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현재 화재 사태 관련 당장 필요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향후 배터리 사고 관련 대책 마련은 산업부 등 관련 부처에서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배터리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감식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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