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벌’ 대신 ‘돈벌’…배임죄 없애고 대체입법
[앵커]
정부와 여당이 기업 경영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배임죄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1953년 형법 제정과 함께 도입된 이래 72년 만입니다.
배임죄 폐지로 인한 처벌 공백은 대체 입법을 통해 메운다는 계획인데,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김진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무죄가 확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회장 '사법 리스크' 원천도 배임죄였습니다.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
1, 2, 3심 재판부 모두 '경영상 선택'이라며 무죄 판결했습니다.
신사옥 부지를 비싸게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회장 개인이 지분을 싸게 사 지주회사에 손해를 줬다, 고강도 배임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임무를 위배하여 이득을 취하거나 손해를 줬을 때'라는 구성요건이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배임죄 폐지를 공식화한 배경도 이런 애매모호함에 있습니다.
[구윤철/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업주가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다만, 완전 폐지는 아닙니다.
최근 5년 배임 재판 3천3백여 건을 분석해 보니, 회삿돈 사적 사용(42.7%), 영업비밀 유출(9.4%) 등이 혐의의 절반 정도였습니다.
이런 행위까지 '경영상 선택'으로 볼 수는 없는 만큼 대체할 법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현행 배임죄보다 얼마나 처벌 범위를 좁힐지가 관건입니다.
[김경수/KBS 자문 변호사 : "민사 책임을 강화하는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하여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하고, 기업인의 경영상 판단이 존중되는 대체입법이 필요합니다."]
재계는 기업활동에 큰 활력을 줄 거라며 환영했지만, 진보적 시민단체들은 재벌 면죄부라며 반발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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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화 기자 (evolut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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