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서운하셔도, 못 들은 척합니다"…사라지는 예단 관행 [결준에서 돌끝까지]
편집자주
기성세대에는 안드로메다 문화처럼 어색한 밀레니얼 세대의 이성관과 결혼관. 그들의 고민을 '결준(결혼 준비)'부터 '돌끝(아이의 첫돌이 끝나는)'까지 단계별로 소개합니다. 당사자 인터뷰와 SNS 갈무리한 내용과 함께 전문가의 관련 제언도 따라갑니다.
실속 관행 확산하는 예물 문화
결혼반지도 가성비 위주 접근
일부 '천연 다이아' 자기만족

기성세대에게 MZ세대의 이성교제·결혼관은 불만의 대상이다. 그러나 기성세대도 해내지 못한 부조리 혼례 관행을 MZ가 깬 분야가 있다. 과다 예물·예단이다. 기성세대는 95%가 예단 관행이 문제라면서도 결국은 끌려갔으나(2003년 한국소비자원 조사), 요즘 MZ세대 결혼준비 리스트에서는 예물·예단이 사라지고 있다. 웨딩사진 현장 및 결혼식에서 주고받을 웨딩반지 선택에서도 일부 예외는 있지만 실속을 따지는 추세가 부쩍 늘었다.
사라지는 예단, 그러나 고민은 계속
예단 고민녀1: 부모님 때는 예비신랑·신부 다툼의 가장 큰 이유가 예물·예단이었답니다. 양가에 예단 생략할 거라고 말씀드렸더니, 엄마가 '그래도 신부는 해야 한다'고 펄쩍 뛰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댓글녀1: 저희는 예물예단 안 하기로 했어요.
댓글녀2: 시댁에서 조금 도와주셔서 이불 정도만 간소하게 보내드릴 것 같아요. 예단 문제는 예비신랑 통해서 확실히 정하세요. 나중에 서로 서운해진다고 하더라고요.
댓글녀3: 맞아요. 저는 상견례 전에 미리 구두로 전달했고(안 하기로), 상견례 자리에서도 언급했어요.
댓글녀4: 그렇게 약속해도 말처럼 안 되는 것 같아요.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어 하시니까. 특히 딸 쪽이 더 심해요. 우리 아빠도 ‘딸 가진 죄인’이라며 안 하는 건 아니라고.
댓글녀5: 저도 요즘 안 하길래 ‘당연히 하지 말자’고 넘어갔는데, 시어머님이 좀 서운하셨다고 듣긴 했어요. 하지만 못 들은 척했습니다.
댓글녀6: 합의하고 이미 말씀드렸는데도, 어른들 관여 안 하면 될 텐데…왜 그러시는지.
예단은 허례, 차라리 집값에 보태자
예단 고민녀2: 3개월 뒤 예식이고, 예비신랑이랑 전셋집 마련해서 함께 살고 있어요. 결혼식 저희 돈으로 할 예정이고, 양가에서 일체 지원받을 예정이 없어요. 예물·예단 해야 하나요.
댓글녀1: 요새는 예물·예단 전부 생략하는 추세입니다. 감사의 의미로 하신다면, 화장품 세트 정도가 어떨까요.
댓글녀2: 저희는 안 하기로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 걱정하시긴 했는데 조금이라도 하기 시작하면 다 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깔끔하게 안 하기로 했어요!
댓글녀3: 쓸데없이 허례허식에 돈 몇백만, 몇천만 원씩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댓글녀4: 친정어머니들은 내 딸이 조금이라도 밉보일까 봐 그러시더라고요. 요즘엔 대세가 안 하는 거니까, 잘 말씀드리고 안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댓글남1: 예물·예단은 생략하고 집값에 모두 보태기로 했습니다!
실속파 커플도 '반지원정대'는 필수
웨딩반지 고민녀1: 웨딩반지는 결혼식에 맞춰 준비하면 될까요.
댓글녀1: 반지도 일찍 준비해야 해요. 예비신랑·신부가 ‘반지원정대’ 도는 이유를 아직 모르시는 듯.
댓글남1: 커플의 마음, 정확히는 신부의 마음에 드는 반지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아요. 저는 지금 와이프 때문에 백화점, 청담동, 종로 등 가보지 않은 곳이 없어요.
댓글녀2: 결혼식 6개월 전 웨딩촬영에도 반지가 필요해요. 주문 제작에 필요한 10주일가량의 기간을 고려하면 서둘러 웨딩반지를 골라야 해요.
댓글남2: 나는 결혼반지 안 했어요. 연애 때 나눠 낀 14K 커플링이 마음에 들고, 웨딩링 해봤자 안 끼고 다닐 거라 생각해서…

원정대, 백화점·청담·종로에서 길을 잃다
반지원정대 고민녀1: '인생의 반지'를 찾는 '반지원정대' 투어 요령 알려주세요.
댓글녀1: 백화점(명품 매장), 청담동(디자이너 브랜드), 종로(귀금속 전통상가) 순서로 도는 게 일반적입니다. 커플마다 정해진 예산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거죠.
댓글녀2: 백화점(400만 원 이상)은 명품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경우, 청담동(200만 원 이상)은 특별함을 추구하는 경우, 종로(100만 원대 이상)는 가성비가 강점이죠.
댓글녀3: 종로는 흥정이 많아서 '최적 조건'으로 구매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댓글남1: 금값이 오르는 추세여서, 가전 혼수를 결합해 웨딩마일리지 활용이 가능한 백화점을 선호하는 커플도 있어요.
댓글녀4: '헌신(이미 결혼한 신부)'이 예비신부에게 꿀팁 알려줄게. 결혼 준비할 때 백화점 웨딩멤버스 가입해서 웨딩마일리지 꼭 적립해!
다이아몬드, '천연과 랩' 사이

다이아 고민녀1: 요즘은 결혼반지에 '랩 다이아(인조 다이아몬드)' 쓰는 경우가 많다는데, 어떻게 생각해.
댓글녀1: 랩 다이아 추천해. 나도 결혼할 때 알았더라면, 랩으로 했을 거야.
댓글녀2: 랩이 가성비가 좋지만, 결혼반지라면 브랜드에서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나름의 만족감이 생기잖아.
댓글녀3: 내가 결혼할 땐 랩이 없었어. 그때 1.04캐럿 천연 다이아로 했는데, 최근 결혼한 친구는 랩 1캐럿을 내 가격의 10분의 1로 맞췄어. 눈으로 보면 랩과 천연이 1도 차이가 없어.
댓글녀4: 맞아. 이게 밖에서 언 얼음이냐, 냉장고에서 얼린 얼음이냐 차이야.
댓글녀5: 맞아. 완전 그 차이임.
댓글녀6: 나는 얼마 전에 고민도 안 하고 천연 다이아로 했어. 겉보기엔 몰라도 내가 알잖아!!
다이아 궁금녀1: 랩과 천연 다이아 가운데 좋은 걸 골라서 투표해 줘. (결과는 천연 44%, 랩 56%)
댓글녀7: 우리 엄마가 절대 ‘천연’에 돈 많이 투자하지 말래. 외환위기 금 모으기 때 천연 다이아 금반지 팔았는데, 다이아가 그렇게 컸는데도 ‘X값’으로 쳐줬다고.
댓글남1: 돌에는 돈 쓰지 마, 금이 최고야!
댓글녀8: 나는 그래도 천연. 자연미인과 성형미인의 차이 느낌이랄까?
댓글녀9: 주얼리는 자기만족이야. 랩 다이아는 차선책일 뿐이야.
※2003년 한국소비자원은 ‘결혼 문화 의식 및 실태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당시 418명의 신혼부부와 일반인 등 8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5.5%가 예단 관행의 개선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예단 관행은 대가족제도하에서 신부가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 시댁 어른과 친지들에게 선물하던 관행에서 비롯됐으나, 핵가족 제도가 보편화한 이후에는 생활양식과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예단을 돈으로 주고받는 풍조가 번지면서 당사자 간에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준에서 돌끝까지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82811160001642)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091609280000615)
자료조사=변한나,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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