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상 배임죄 72년 만에 폐지
당정(黨政)은 30일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고 신속하게 대체 입법을 하겠다고 밝혔다. 배임죄는 우리나라 형법이 제정된 1953년부터 시행돼 온 대표적 경제 형벌이다. 72년 만에 이재명 정부에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 형벌 민사 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TF) 당정 협의에서 “배임죄는 기업인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까지 범죄로 몰아 기업 운영과 투자에 부담을 줘 왔다”며 “민주당과 정부는 배임죄 폐지를 기본 방향으로 정했다”고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배임죄는 모호한 기준에도 경제 각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기업과 국민은 부지불식간에 범법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현행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에 위반하는 행위를 해 이익을 취하거나 타인에게 손실을 끼쳤을 때’ 처벌하는 조항이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임직원이 회사에 손해를 주며 부당한 이득을 챙기거나 회사 기밀을 유출한 경우, 부동산 이중 매매 등에 주로 적용돼 왔다. 민주당은 이 조항을 없애는 대신, 별도의 처벌 조항을 다른 법률에 도입해 ‘법적 공백’을 없앤다는 방침이다. 배임죄 폐지와 개별 입법의 기한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배임죄가 없어지면 기업인과 정치인들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각종 배임죄 재판은 앞으로 ‘면소(免訴·법 조항 폐지로 처벌할 수 없음) 판결’이 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룹 총수의 사법 리스크를 덜게 된 재계는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번 조치는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법조계에선 배임죄 전면 폐지가 초래할 법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상적 경영 활동을 넘어서는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야권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배임죄로 기소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재명 구하기’를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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