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없는 청문회에… 秋 ‘대법원 현장 국감’ 기습 처리

이해인 기자 2025. 10. 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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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15일 초유의 대법원 검증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남강호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가 3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열렸다. 하지만 주요 증인이 출석하지 않아 여야가 공방만 벌이다 끝이 났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였던 셈이다. 대신 민주당은 오는 15일 현장 국정감사를 열고 대법원 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그때는 조 대법원장이 안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에서 대법원 현장검증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조희대 청문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아직까지 음모론에 불과한 ‘조희대-한덕수 등 4인 비밀 회동설’을 근거로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을 비롯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지난 5월 청문회처럼 사법부 독립을 지켜 달라는 이유였다. 증인은 법원노조 사무처장 1명이었다. ‘맹탕’ 청문회란 말이 나왔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오늘 청문회는 붕어빵 청문회가 됐다”고 했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은 “저희가 직접 찾아가 ‘알현’하겠다. 그때는 아마 숨을 곳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주도로 ‘대법원 현장검증 실시 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대법원 대상 국정감사가 이달 13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데 이틀 뒤인 15일 일정을 하루 추가해 대법원 현장검증도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제안하고 법사위 민주당 간사 김용민 의원이 찬성한 현장검증 안건은 계획도 없이 기습적으로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송석준, 내 말에 놀랐나”(민주당 서영교 의원) “서영교! 그렇게 버릇없이 굴지 마”(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야, 조용히 해”(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의 막말이 쏟아졌다.

추 위원장은 현장검증의 목적에 대해 “조 대법원장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직권 회부하고 며칠 만에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과정의 정당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현장검증 계획서에선 ‘4인 회동설’이 빠졌다. 대신 조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을 2심 무죄판결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배경을 따져 묻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민주당은 지난 5월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를 한 차례 열었고 이와 관련한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번 현장검증을 통해 파기환송 결정 당시 조 대법원장의 PC 전산 로그 기록을 보겠다고 하고 있다. 어떻게 기록 6만쪽을 며칠 만에 검토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지귀연 부장판사 등을 현장검증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 국감 증인·참고인으로 정성호 법무부 장관,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리 등 387명을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보복성 현장검증”이라며 반발했다. 곽규택 의원도 “난데없이 4인 회동설을 제기해서 근거를 대지 못하니까 갑자기 엉뚱하게 청문회를 열더니 또 난데없이 현장에 가서 대법원을 압박하려고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기 위해 재판 소원제도, 이른바 4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법원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한마디로 대법원을 뒤집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은 “4심까지 하면 얼마나 재판이 늦어지겠느냐”면서 “민주당은 이런 거 하지 말고 민생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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