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20년… 쉬리도 원앙도 관광객도 찾는 명소로

“솔직히 20년 전 청계천에 쉬리 같은 물고기까지 살 거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도시 재탄생(Revitalization)의 성과인 셈이죠.”(제타룡 전 서울연구원장)
“처음 청계천 복원 공약을 들었을 땐 ‘안 될 게 뻔한데 공수표 던진다’고 생각했어요. 20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 우리가 참 잘했구나’ 싶죠.”(장석효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이 1일 복원 20주년을 맞는다. 20년 전 청계천 복원의 주역인 이들은 지난달 26일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청계천이 이제 서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 시절인 2005년 청계천을 복원했다. 복개천을 따라 놓인 청계고가를 뜯어내고 5.84㎞ 물길을 냈다. 콘크리트 도심 한가운데 물길이 생기자 시민과 관광객이 모이기 시작했다. 20년간 총 3억3000만명이 청계천을 찾았다. 하루 평균 4만7000명꼴이다.
제 전 원장은 이 시장의 정책특보 출신이다. 청계천의 밑그림을 그렸다. 그는 “청계천은 단순한 하천 복원 사업이 아니라 서울 도심을 바꾸는 혁신이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낡은 청계고가를 철거하면서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버스 중앙 차로’를 만들었다. 그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환승 할인 제도’도 도입했다.
이후 청계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됐다. 재건축·재개발이 탄력을 받으며 미래에셋센터원빌딩,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이 들어섰다.

“청계천과 버스 중앙 차로, 환승 할인은 서로 다른 정책 같지만 사실 서울 도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큰 그림이었어요.”
그는 “이런 게 진짜 도시 재탄생”이라고 했다. “청계천이 생긴 이후 서울 도심의 열섬 현상이 완화되고 생태계가 복원됐어요. 자동차 대신 사람이 모입니다. 지금은 시민들이 청계천을 넘어 광화문광장과 북촌, 서촌까지 걸어요.”
청계천 복원은 날 선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이기도 했다. 당시 공사를 총괄했던 장 전 부시장은 “청계천 주변 상인들이 가스통을 들고 시청사로 쳐들어왔을 정도로 공사 과정이 험난했다”고 했다. “방법이 뭐 있겠습니까. 공무원들이 정말 열심히 상인들을 만났습니다. 나중에 현장에 나간 횟수를 세어보니 4700번이나 됐습니다.”
그는 “당시 이명박 시장은 ‘200년이고 500년이고 갈 청계천이다’ 하면서 옹벽의 돌까지 하나하나 점검했다”며 “공사하면서 보람도 컸지만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이렇게 만든 청계천은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됐다. 복원 전 4종뿐이었던 물고기는 28종으로 늘어났다. 2급수 이상 맑은 물에서 산다는 쉬리도 나왔다. 한국조류연구소가 작년 12월부터 3개월간 청계천 하류 2㎞ 구간을 조사한 결과, 새 38종 845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멸종 위기종인 원앙과 새매, 황조롱이 등도 청계천을 찾았다.
두 원로는 “청계천을 아껴주신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벅 고개를 숙였다. 당부 말도 잊지 않았다. “후배 공무원들이 청계천의 교훈을 잘 연구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서울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면 좋겠어요.”
서울시는 1일 청계천 일대에서 복원 2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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