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km+6이닝 무실점' 하필 마지막 경기에서…끝까지 너무나 야속한 ML 38승 투수 [MD대전]

대전 = 박승환 기자 2025. 10. 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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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 롯데 벨라스케즈가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분명 이 모습을 기대했을 터. 하지만 너무나도 야속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야 이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빈스 벨라스케즈의 이야기다.

벨라스케즈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6차전이자 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79구, 2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지난 8월 '승부수'를 던졌다. 10승을 수확하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던 터커 데이비슨과 동해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었다. '스탯'만 놓고 본다면 데이비슨을 교체할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이지만, 이닝 소화 능력을 비롯해 경기 운영 능력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당시 3위를 달리고 있던 롯데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단기전까지 대비하기 위해 벨라스케즈를 데려왔다.

벨라스케즈의 커리어는 화려함 그 자체였다. 메이저리그에서만 무려 38승을 수확한 선수인 까닭이다. 지난해의 경우 토미존 수술로 인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으나, 올해 마운드로 돌아왔고, 트리플A 무대에서 18경기에 등판해 81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 중이었다. 롯데는 벨라스케즈의 노련미라면 충분히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KBO리그 무대를 밟은 벨라스케즈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벨라스케즈는 한화 이글스-LG 트윈스-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SSG 랜더스-SSG 랜더스와 맞대결까지 총 6번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 기간 동안 벨라스케즈의 성적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10.50로 처참했다.

롯데 자이언츠 빈스 벨라스케즈./마이데일리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 경기. 롯데 선발 벨라스케즈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경기만 나가면 팀에 패배를 안겨주는 상황. 이에 벨라스케즈는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김태형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불펜 전향의 의사를 드러냈다. 그런데 불펜에서도 벨라스케즈의 모습에는 변함이 없었는데, 최근에서야 투구 내용이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3이닝 무실점을 마크하더니,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⅓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이 30일로 연결됐다. 당초 롯데의 선발 투수는 알렉 감보아가 나설 예정이었는데, 팔꿈치의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벨라스케즈가 급하게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이날 벨라스케즈는 1회 경기 시작부터 손아섭-루이스 리베라토-문현빈으로 이어지는 한화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더니, 2회에도 모든 주자를 완벽하게 묶어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 흐름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벨라스케즈는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재훈에게 첫 안타를 2루타로 맞았으나, 흔들림 없이 한화의 공격을 막아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4회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노시환에게 사구를 기록한 뒤 벨라스케즈는 이어 나온 채은성에게도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이 장면에서 벨라스케즈는 마운드에 주저앉았는데, 채은성에게 던진 공이 머리 쪽으로 향했던 까닭이다.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벨라스케즈가 던진 공이 채은성의 어깨를 맞고 헬멧을 강타한 것. 큰 부상은 피한 모습이었지만,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장면.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벨라스케즈는 후속타자 하주석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집어넣는 등 삼진을 뽑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5회에도 등판해 무실점을 마크했다. 그리고 6회에도 모습을 드러내 리베라토-문현빈-노시환을 모두 요리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벨라스케즈가 조금만 더 일찍 이런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면, 롯데의 추락을 막아낼 수 있었을까. 롯데 입장에서는 참 야속한 투구가 아닐 수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번의 등판에서 벨라스케즈는 이런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투구가 '반짝'인 것인지 KBO리그에 대한 적응을 마친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필 최고의 투구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나왔다.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 경기. 롯데 선발 벨라스케즈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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