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제2전성기… K패션 언니가 간다

1세대 국내 토종 여성복 브랜드들이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는 동남아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977년 첫 출시된 48년 역사의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톰보이’는 싱가포르 대표 쇼핑 거리 오차드로드에서 이달 5일까지 대형 팝업 스토어를 연다. 1990년생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은 지난달 태국에서 패션쇼를 진행했고, 현지 매장 출점도 추진 중이다. 내수 침체와 중저가·신생 브랜드들의 잇단 출현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국내시장을 넘어 동남아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신생 K패션 브랜드들이 소셜미디어(SNS)를 기반으로 해외 10~20대를 공략하는 것과 달리, 이들 장수 브랜드들은 안정적인 구매력을 갖춘 20~30대 현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견고한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내세워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고 K컬처 열풍까지 더해진 동남아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48세 ‘톰보이’ 싱가포르 진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싱가포르 오차드로드의 한 쇼핑몰에 324㎡(약 100평) 규모 대형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회사 설립 이래 첫 해외 팝업이다. 1977년 출시된 장수 브랜드 스튜디오톰보이와 1997년생 보브가 참여한다. 올해 출시 48주년을 맞은 스튜디오톰보이는 유행에 맞는 캐주얼한 스타일로 여전히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팝업에서는 싱가포르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한정판 티셔츠를 선보인다. 보브는 미국 예술가 장 미셸 바스키아와 협업한 바스키아 컬렉션으로 현지 소비자를 공략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협력하는 현지 백화점 체인 ‘메트로’는 싱가포르에 2개, 인도네시아에 17개 백화점을 운영 중인 곳”이라며 “이번 팝업이 향후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한섬은 지난달 초 태국 방콕에서 첫 동남아 패션쇼를 진행했다. 1990년 출시된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과 남성복 브랜드 시스템옴므를 선보였다. 앞서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패션 위크에서 시스템의 옷을 본 태국 패션 관계자가 초청하면서 패션쇼가 성사됐다고 한다. 한섬 관계자는 “행사 주최 측이 시스템 브랜드가 태국 Z세대의 패션 트렌드와 부합한다고 판단해 패션쇼에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한섬은 이번 패션쇼를 계기로 태국 내 도매 계약과 팝업 및 정식 매장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LF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중국을 넘어 동남아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에만 580개, 대만 18개, 베트남 10개 등 전 세계 6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인도에 1호점을 열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해외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에잇세컨즈 역시 필리핀 진출을 통해 해외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던 에잇세컨즈는 지난 7월 마닐라에 1호점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3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아·태 지역, 글로벌 패션 점유율 40%
인구 7억명, 자산 100만달러 이상 고액 자산가 100만명을 헤아리는 동남아는 최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주목하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중저가 중심이었던 패션 시장이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럭셔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전체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 비율은 40.44%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소득 증가, 중산층 확대, 여성 전문직 종사자 증가 등이 맞물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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