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어머니" 끝판대장의 뜨거운 눈물, 그리고 아름다운 퇴장…한국 야구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 [MD대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하늘에 계신 어머니"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감동의 은퇴사와 함께 21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삼성은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를 마친 뒤 오승환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구원 투수다. KBO리그 통산 784경기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다. 아시아 단일 리그 최다 세이브,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2006·2011년 47개), 포스트시즌 최다 세이브(13개), 한국시리즈 최다 세이브(11개),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42세 42일) 등 마무리 투수의 기록이란 기록은 모두 갖고 있다.
예고된 은퇴식이다. 오승환은 지난 8월 6일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9개 구단을 돌며 은퇴 투어를 진행했다. 9개 팀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에게 진심 어린 축하와 감사를 전했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5-0으로 승리했다. 오승환은 9회 마운드에 올라 대타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아웃 카운트를 올린 뒤 오승환은 선수단의 축하, 팬들의 박수를 받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본격적인 은퇴식이 시작되자 남다른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르빗슈 유, 야디에르 몰리나, 애덤 웨인라이트, 아라이 타카히로, 후쿠도메 코스케, 놀란 아레나도, 찰리 블랙먼, 오치아이 에이지가 오승환의 은퇴를 축하했다.
세훈(EXO), 다이나믹 듀오, 김성균, 이수지, 김강우, 조세호, 마동석. 볼빨간 사춘기, 피프티 피프티까지 연예인들도 오승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또한 추신수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과 함께 이대호, 김태균, 이동현, 정근우, 채병용, 박재상, 김백만, 채태인, 김강민 등 1982년생 동기들이 대구를 찾았다. 추신수 보좌역의 제안으로 황금세대가 집결한 것.
가슴 절절한 은퇴사를 남겼다. 오승환은 "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주시기 위해 이렇게 많은 발걸음을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족을 향한 말을 남길 때 눈물을 참지 못했다. 오승환은 "아버지! 언제나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보여주신 그 사랑이 힘이 되었다. 지금의 돌부처 오승환을 있게 한 건 마운드 위에서는 감정을 숨기라고 알려주신 아버지 덕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부를 때는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오승환은 "무엇보다 오늘 이 자리에 계셨으면 했던 분이 있다. 바로 하늘에 계신 어머니"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오승환은 "경기장에 오셔도 제 투구를 끝까지 보지 못하시고 도중에 나가시곤 했던 어머니. 늘 제 걱정이 먼저셨던 분이셨다. 어머니는 누구보다 저를 믿어주셨고, 언제나 큰 힘이 되어주셨다"며 "오늘따라 유난히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이제 걱정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오늘 이순간을 하늘에서도 함께 보고 계실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 8월 은퇴 기자회견에서 어머니의 별세가 은퇴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만큼 어머니는 오승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던 것.
오승환의 상징인 '21번'은 삼성의 영구결번이 됐다. 오승환은 유니폼을 반납했고, 21번은 라이온즈 파크에 영원히 남게 됐다.
마지막으로 오승환은 3루 더그아웃으로 이동, 선수단에게 헹가래를 받고 현역 생활을 정리했다.
한국 야구의 마지막을 책임지던 투수가, 선수 인생을 끝냈다. 오승환을 마지막으로 1982년생은 모두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국 야구의 한 시대가 끝을 맺었다.

▲이하 오승환 은퇴식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오승환입니다.
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주시기 위해 이렇게 많은 발걸음을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승리만 생각하며 걸어 나오던 이 길을 이렇게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 걸으니 가슴이 벅차고 한편으론 먹먹합니다. 평소 인터뷰에서 짧게 감사의 인사만 드렸습니다만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무대인 이 그라운드에서는 여러분을 마주 보고 오늘 제 진심을 직접 전하고자 합니다.
저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야구,가족, 삼성 그리고 팬 여러분들입니다.
저에게 야구는 말로 다할 수 없이 특별한 존재, 인생 그 자체 였습니다. 공을 던지는 자체가 너무 즐거웠고 매 순간 행복했습니다. 모든 조건을 타고난 편도, 모든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지만,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야구가 알려줬습니다.
프로 무대 처음 올라 수많은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지던 그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합니다. 제가 온 힘을 다해 던진 공으로 팀이 승리하고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행복했고 큰 희열을 느꼈습니다. 더 잘하고 싶어서 쉬지 않고 노력했고, 그 노력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 태어나 또 선택의 기로에 선다 해도, 저는 주저 없이 야구를 택할 것입니다. 결과가 어떻든 후회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삼성. 삼성은 저에게 매우 특별한 팀이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늦게 프로에 입단했습니다. 입단 당시엔 부상도 있었고 그저 평범한, 내세울 만한 성적도 없었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가능성을 보여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삼성 구단이 선택해 주었고,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인 삼성이라는 최고의 환경에서 뛰었기에 다섯 번의 우승을 팬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故 이건희 회장님과 이재용 회장님, 유정근 사장님 그리고 구단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늘 함께 땀 흘리며 싸운 동료들, 그리고 늘 맞서 싸워준 상대 선수들에게도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있었기에 제 야구인생이 더욱 빛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동료들과 함께 삼성의 아홉 번째 우승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팀에 자부심을 갖고 후배들이 꼭 이루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도 부모님과 형들은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 주셨습니다.
아버지! 언제나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보여주신 그 사랑이 힘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돌부처 오승환을 있게 한 건 마운드 위에서는 감정을 숨기라고 알려주신 아버지 덕분입니다.
그리고 우리형들, 제가 야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헌신해 주었고, 덕분에 든든하게 집중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수년간은 사랑하는 아내와, 저의 아들 그리고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항상 제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선수 생활을 함께 오래 못한 것이 아쉽지만, 지난 몇 년 힘든 순간마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게 공을 잡을 수 있게 저를 단단하게 잡아준 것은 와이프와 아들 덕분입니다. 기억 못 할 수도 있는 아들에게 오늘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아빠가 야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끝까지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다는 것을 그리고 너와 이 자리에 같이 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것을 꼭 이야기해주고싶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와이프 김지혜. 옆에서 나를 지탱해 주고 어쩌면 감당하지 않아도 될 짐들을 함께 짊어져 주고 오승환의 아내로서 서준이의 엄마로서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 당신이 있었기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고 앞으로 야구선수가 아닌 남편으로 서준이 아빠로서 더 많이 노력할게. 앞으로 우리 더 재밌고 행복하게 살자.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이 자리에 계셨으면 했던 분이 있습니다. 바로 하늘에 계신 어머니입니다. 경기장에 오셔도 제 투구를 끝까지 보지 못하시고 도중에 나가시곤 했던 어머니. 늘 제 걱정이 먼저셨던 분이셨습니다. 어머니는 누구보다 저를 믿어주셨고, 언제나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은퇴 투어를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꽃을 받았는데, 생전 좋아하시던 꽃도 더 많이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습니다. 야구선수 아들을 둬서 누구보다 마음 졸였을 어머니, 오늘따라 유난히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이제 걱정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오늘 이 순간을 하늘에서도 함께 보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또 다른 특별한 존재인 팬 여러분. 오늘의 오승환이 있기까지 저의 존재와 영광은 모두 팬 여러분 덕분이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늘 용기와 희망을 주셨고, 제가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될 때마다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셨고, 때로는 야유도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떤 이는 박수 칠 때 떠나라고 말하지만, 저는 끝까지 박수를 얻기 위해 노력한 제 길에 후회가 없습니다. 공 하나에 끝까지 제 모든 것을 다해 던지는 모습을 후배들과 제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저 오승환, 후회 없이 던졌고 후회 없이 떠납니다.

한 가지 여러분께 부탁을 드리자면, 제가 가족만큼 사랑하는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후배들에게 지금 주시는 과분한 사랑 앞으로도 아낌없이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강민호, 구자욱, 김재윤, 원태인 선수부터 2군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까지 모두가 이 팀의 미래입니다.
또한, 저를 이끌어 주셨던 선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끝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헌신해 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항상 제일 먼저 출근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유니폼을 제일 늦게 벗는 트레이닝 코치님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특히 오늘 이렇게 멋진 은퇴식을 준비해 주신 마케팅팀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유니폼을 벗지만, 여러분의 함성과 박수는 제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그 함성과 박수를 그들에게 더 많이 부탁드립니다. 저는 마주 보고 계신 팬 여러분들과 앞으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여러분과 함께 한국 야구를 사랑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응원 속에서 살아온 시간, 제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었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모든 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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