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설 돌던 ‘中 외교장관 후보’ 결국 낙마... 후임엔 ‘중국판 NSC’ 책임자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5. 9. 3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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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젠차오 대외연락부장 자리서 물러나
두 달간 자취 감춰... 외신 “구금돼 조사받아”
신임 대외연락부장엔 류하이싱 임명
지난해 1월 미국을 방문한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미국외교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전랑 외교라는 게 있었다고 믿지 않고, 따라서 그 같은 외교로 돌아갈 일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외교협회

차기 외교부장(장관) 후보로 거론됐다가 낙마설(說)에 휩싸였던 류젠차오(劉建超·61)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30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류하이싱(劉海星·62)이 신임 부장에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전통 외교관 코스를 밟은 류젠차오와 달리 류하이싱은 ‘중국판 NSC(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인 국가안전위원회의 실무를 맡으며 충성심을 검증 받은 인물이다. 류젠차오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작년 7월 친강(秦剛·59) 전 외교부장의 공식 해임 이후 1년 여 만에 최고위 직급 외교관이 또다시 낙마한 것이다.

류젠차오는 외교부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장관급 인사로, 2022년부터 외국 정당·사회주의 국가와의 관계를 총괄하는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직을 맡아왔다. 지난해 1월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을 방문해 차기 외교부장으로 국내외에서 거론됐다. 작년 3월에는 싱가포르를 방문해 “중국과 미국 간에 서로에게 선의를 보여줄 수 있는 일은 아무리 작아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젠차오는 지난 7월 30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공식 행사와 관영 매체 보도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달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당시에도 그를 대신해 리밍샹 대외연락부 부부장(차관)이 영접을 맡았다. 외교부장 자리는 친강의 전임이자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2년 넘게 겸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류젠차오가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WSJ는 중국 지도부가 류젠차오가 공식 직함을 받기 전에 해외에서 차기 외교부장 행세를 하는 것에 분노해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가에선 그가 중국의 전랑(늑대 전사) 외교 기조와 배치되는 부드러운 성향으로 미국을 상대한 것이 문제가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임 류하이싱 부장은 1985년 외교부 번역실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재직 중 파리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프랑스대사관과 주유엔대표단을 거쳤고, 2012∼2015년 외교부 유럽사장(국장), 2015∼2017년 부장조리(차관보)를 지냈다. 2018년 국가 안보를 총괄하는 국가안전위원회(국안위)의 실무를 담당하는 기관인 ‘국안위 판공실’의 부주임(차관급)으로 발탁됐다. 안보라인 수장인 차이치(서열 5위) 공산당 중앙서기처 제1서기가 거쳐갔던 자리다. 국가안전위원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직후인 2013년 신설했다. 류하이싱은 2022년 10월 20차 당대회에서는 중국 지도부의 일원으로 여겨지는 중앙위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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