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마스에 가자전쟁 종식 위한 ‘평화 구상’ 최후통첩
“생사 불문 인질 전원 송환해야”
팔 국가 인정·자치권 보장 모호
하마스 측 수용 가능성 희박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을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 계획에 동의한다고 밝혀 오는 7일로 2년을 맞는 가자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평화 구상 수용을 촉구하며 “하마스가 이 합의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제 그들만이 남았다. 다른 모든 이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하마스를 기다리고 있다”며 “사흘 혹은 나흘”을 답변 시한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우리는 전쟁 종식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으며, 중동에서 평화를 극적으로 증진하기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며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평화 구상)에는 이스라엘이 합의를 수용한 뒤 72시간 내에 하마스가 생사를 불문하고 인질 전원을 송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마스가 이를 이행하면 이스라엘은 종신형 선고를 받은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구금된 가자 주민 1700명을 석방한다. 또 무장해제에 동의한 하마스 구성원들에게는 사면이 부여되고, 가자지구를 떠나려는 이들에게는 수용국으로의 안전한 통행이 보장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하마스에 가자지구에서 손을 떼고 퇴장하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 구상이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으며, 하마스가 이를 수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합의 사항 중 많은 부분이 세부 사항이 부족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에 넘기는 과정을 늦추거나 중단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자치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모호하게 서술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화 구상에는 “가자지구 재개발이 진행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개혁 프로그램이 충실히 시행되면 팔레스타인 자결권과 국가 수립을 향한 길이 마침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는 광범위한 개혁을 거친 후에야 가능하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두 국가 해법’을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사진에 불과한 계획이 실제로 이행될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동의했는지 묻자 “절대 아니다. 그런 내용은 합의서에 전혀 나와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30일 영상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에 잔류할 것”이라고 했다.
평화 구상에 포함된 완전 무장해제와 가자지구 통치 포기는 하마스가 이전부터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온 조건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참여하는 임시 통치기구 ‘평화위원회’ 설립 방안도 하마스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가자지구 재건을 담당하게 될 이 위원회는 팔레스타인 출신 주요 정치인들을 배제하고 핵심 사안에 대한 상당한 권한을 의장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평화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선택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력으로 하마스를 무장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하마스가 평화 구상을 거부하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 내부에서는 평화 구상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나온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정부의 이스마일 알타와브타 공보국장은 “이 계획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이스라엘의 점령을 정당화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국가적·정치적 인권을 박탈하는 시도일 뿐”이라고 엑스에 밝혔다.
일각에선 궁지에 몰린 하마스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의 엘리엇 에이브럼스 수석연구원은 “하마스 지도자들이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이 거래를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고위 간부 타헤르 알누누는 이날 알라라비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이 계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의 이익과 상충하지 않는 모든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PA와 각국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PA는 성명에서 “가자에서 전쟁을 종식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성 있고 단호한 노력을 환영한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8개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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