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입국에 반중(反中) 선동글 확산… ‘교류 불씨’ 악영향

한달수 2025. 9. 3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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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구시보 “관광객 안전 보장” 촉구
살해 협박 예고글 SNS 유포 경찰 수사
대중 관계 개선 지렛대 활용 기회 타격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첫날인 29일 인천항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국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터미널을 빠져 나오고 있다. 2025.9.29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서 인천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역이 ‘유커(遊客)’ 맞이에 나서고 있다. 내수 진작과 경기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반중·혐중 분위기를 조장하는 시위와 선동·협박 글이 온·오프라인에 잇따르고 있다. 사그라들던 양국 교류의 불씨를 되살리는 분위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장 중국 정부가 이 같은 국내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30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매체는 한국 내 반중시위를 거론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시위를) 규제하겠다고 밝힌 점을 주목한다”며 “한국 측이 중국 관광객을 위해 확실히 안전을 보장하고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 좋은 사회 분위기를 만들길 기대한다”고 했다.

중국 언론이 관광객의 안전보장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국내에서 벌어진 반중 정서에 대한 우려의 시선으로 풀이된다. 중국인의 국내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보수 성향 단체의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중국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면서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중국 관광객에 대한 살해 협박 예고 게시글도 SNS상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우리 정부가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시행한 것은 중국의 관계 개선 노력에 대한 화답의 성격이 크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비즈니스·관광·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한국인에 대해 최대 15일까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무비자 정책을 시행했다. 그동안 경색됐던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적 교류 확대를 위해 먼저 손을 내민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 역시 중국 정부의 비자 면제 조치와 동일하게 한국을 찾은 중국인에 15일 이내에서 무비자 체류를 허용하는 정책을 내놨다.

인천을 비롯한 국내 지자체들도 무비자 정책 시행을 기점으로 중국 관광객 맞이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무비자 시행 첫날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유커들을 대상으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환대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총 소비액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액 비중은 32.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코로나19로 감소했던 중국인의 인천 방문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로 인천지역의 관광객 유입도 호재를 맞았다. 그러나 반중 정서로 양국 관계 개선이 치명타를 입을 경우 인천의 지역경제는 물론 외교적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 조치를 올해 말로 종료할 경우 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관측이다.

안치영 인천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중국인이 무비자로 국내에 들어와서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낭설을 퍼뜨리는 것이야말로 양국 관계를 더욱 나쁘게 만드는 행위”이라며 “대미 관세 협상이 교착된 상태에서 대중 관계 개선을 지렛대로 활용할 기회가 사라지면 우리 경제뿐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큰 타격”이라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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