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공·개원의 의료사고 부담에 ‘필수의료 기피’
낮은 수가·미래 불확실성 등도 영향
정부 순환당직제엔 46%가 부정적
수도권 진료 의뢰 ‘환자 등 요구’ 최다

30일 광주시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회원 3천243명을 대상으로 구글 폼(google form)을 통해 실시한 ‘광주시 지역의료 실태조사’(응답자 506명) 결과, 전공의·개원의가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의료사고에 대한 위험 부담’(40.5%)으로 나타났다.
‘낮은 의료수가’(35.8%),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15.2%), ‘정신적·육체적 소진에 대한 부담감’(8.1%)이 뒤를 이었다. ‘전공의 수련환경 열악’이라는 답변은 0.4%에 그쳤다.
필수의료 분야 지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43.3%가 ‘법적인 보호제도 강화’를 선택했으며 ‘의료기관에 대한 재정 보상 강화’(31.8%),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 처우 개선’(16.6%), ‘업무환경 개선’(5.7%) 순이었다.
정부가 필수의료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 중인 중증응급질환별 전국 단위 순환당직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중증응급환자의 골든타임 내 진료 보장을 위해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4개 권역별로 매일 최소 1개 이상의 당직 의료기관을 지정, 평일 야간과 휴일에도 24시간 응급진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기관지 출혈·이물질·소아급성복부, 목포한국병원은 응급혈관·기관지 출혈·이물질, 여천전남병원은 소아응급비뇨기 등을 맡는 식이다.
‘순환당직제가 지역 의료 공백 해소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긍정은 15.5%인 반면 부정은 46.7%에 달했다. 보통은 37.9%였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으로는 ‘당직 인력에 대한 재정적 보상 강화’(34%), ‘권역별 응급환자 이송체계 표준화’(27.9%), ‘응급의료 정보시스템 구축·연계’(19.2%), ‘지역 내 응급환자 회송 프로토콜 개발’(13.2%) 등이 꼽혔다.
이 밖에 광주 지역 의사 10명 중 8명 이상(86.2%)은 진료 환자를 전문병원 또는 상급종합병원에 직접 진료 의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의뢰한 병원은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이 73.4%로 가장 많았고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빅5) 14.4%를 포함해 수도권으로 의뢰한 경우도 16.5%였다.
수도권으로 진료 의뢰한 이유는 ‘환자 및 보호자 요구’가 66.3%로 가장 높았으나 ‘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하기 힘든 진료과목이나 치료법’이라는 답변도 24.5%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대기시간이 더 짧고 서비스 질이 우월하다’는 답변은 8%였다.
수도권 진료 유출을 줄이고 지역완결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인력 확충(36%)’을 최우선으로 꼽았으며, ‘의료기관 간 환자 의뢰 및 회송체계 활성화(20.4%)’와 ‘지역 내 진료의뢰에 대한 제도적 유인방안 마련(15.6%)’도 주요 방안으로 택했다.
광주에 공공의료원이 들어설 경우 최우선 진료 분야로는 심뇌혈관질환(31.3%)이 선정됐다. 3개까지 중복으로 답변한 해당 문항에서는 감염병 대응(17.1%), 응급의료(16.3%), 취약계층 의료 안전망(15.8%), 분만 및 소아의료(5.8%)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광주시의사회와 광주전남병원회가 지난 27일 조선대병원 김동국홀에서 개최한 ‘지역의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광주 의료 활성화 세미나’에서 발표됐다.
세미나에서 지역 의료진들은 처방전에 의약품 이름 대신 성분을 표시하도록 하는 국회의 ‘성분명 처방 의무화 개정안’에 대해 강력 반대했다.
시의사회는 “의사의 처방권은 단순한 직능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국회와 정부는 성분명 처방 의무화 법안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 건강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합리적 약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기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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