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정책 실패’ 물었다 취재권 박탈된 인니 기자, 이틀 만에 취재증 돌려받아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무상급식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식중독 사태를 질문했다가 취재증을 압수당했던 기자가 이틀 만에 정부로부터 취재 권한을 돌려받았다. 이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언론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안타라통신 등 외신은 29일(현지시간) 유수프 페르마나 대통령비서실 의전·언론·미디어 담당 차관이 CNN인도네시아 소속 기자 다이애나 발렌시아에게 지난 27일 박탈한 취재 권한을 다시 부여했다고 전했다.
이날 유수프 차관은 티틴 로스마사리 CNN인도네시아 보도국장, 언론위원회 대표, 대통령궁 언론국 관계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다이애나에게 취재증을 돌려줬다.
유수프 차관은 다이애나의 취재 권한이 취소된 것과 관련해 “개인 기자증이 아닌 대통령궁 전용 취재증을 압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애나는 지난 27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프라보워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무상급식 식중독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 여부를 물었다가 취재 권한이 박탈됐다. 당시 ‘국가영양청에 특별히 지시한 사항이 있냐“는 그의 질문에 프라보워 대통령은 “다단 힌다야나 국가영양청장을 소환하겠다. 정책 초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정치화를 경계하라”고 답했다.
이 모습이 생중계된 대통령궁 언론국은 CNN인도네시아 보도국에 직원을 보내 다이애나의 대통령궁 전용 취재증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템포 보도에 따르면 당시 공항에 있던 취재진은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지난주 유엔총회 등 해외 순방에 관한 질문만 하도록 제한됐다.
다이애나가 질문한 무상급식은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사업이다. 프라보워 정부는 2029년까지 전국초·중·고생은 물론 아동, 영유아, 임신부 등 9000만명에게 하루 한 끼 무상급식을 제공하겠다며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무상급식을 먹은 전국의 아동 6400여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이면서 논란이 됐다.
식중독 사태에서 비롯된 ‘취재증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언론 자유를 제한한 정부에 대한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엑스에서 “진실을 말하는 이들을 침묵시키던 1998년 독재 시대와 유사하다” “대통령에게 국민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질문조차 할 수 없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지 매체 인도네시아비지니스포스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프라보워 정부하에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실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언론 기구인 언론위원회의 코마루딘 히다야 의장은 전날 성명에서 “언론위원회는 모든 당사자가 공적 의무를 지닌 언론의 의무와 기능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언론의 자유가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CNN인도네시아 기자가 겪은 것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제 비정부 기구 국경없는기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2025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네시아는 180개국 중 12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6위 하락한 수치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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