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마리 용’은 이제 옛말…TSMC 앞세운 대만, 올해 성장률 한국 6배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5. 9. 3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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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대만의 '굴기(倔起)'다.

올해 대만은 동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사실상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발 관세전쟁의 승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ADB는 한국과 대만을 비교하며 "대만은 AI·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제조업 호황이 나타났다"며 "한국의 산업생산은 자동차·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 확대, 미국 상무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중 수출제한 조치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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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개발은행, 9월 전망
대만 성장률 1.8%p 높여
韓 성장률 전망치는 그대로
반도체장비 투자도 韓이 밀려
TSMC 로고.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그야말로 대만의 ‘굴기(倔起)’다. 올해 대만은 동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사실상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발 관세전쟁의 승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0일 발표한 ‘아시아 경제 전망’에서 대만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1%로 수정했다. 지난 4월 전망치(3.3%)에서 무려 1.8%포인트를 끌어올린 것이다. 대만의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6.8%에 달한다.

반면 ADB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월과 같은 0.8%로 예상했다. 대만의 성장률 전망치가 한국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셈이다. 올해 한국은 1인당 GDP도 22년 만에 대만에 따라잡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DB는 내년 경제성장률도 대만(2.3%)이 한국(1.6%)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의 경제성장에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폭발한 측면이 작용했다.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를 필두로 대만 기업의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성장의 비결은 정부와 기업이 한 몸이 돼 관세전쟁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데 있다.

미국이 관세를 올리기 전에 기업들이 제품을 앞당겨 수출하는 이른바 ‘프런트 로딩(front-loading)’이 효과를 발휘했다. 대만의 수출 증가율은 올 1분기 19%에서 2분기 35%로 급등했다. 투자도 공격적이다. 대만의 올해 상반기 민간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18.2% 성장했다. 기계·장비 분야의 투자가 40% 이상 급증한 덕분이다.

ADB는 한국과 대만을 비교하며 “대만은 AI·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제조업 호황이 나타났다”며 “한국의 산업생산은 자동차·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 확대, 미국 상무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중 수출제한 조치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양국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부문의 투자에서도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반도체 장비투자 규모는 일종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상반기까지 한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는 136억달러로 대만의 158만달러에 못 미쳤다. 지난해에는 한국 구매 규모가 대만보다 35억달러 가까이 많았다. AI 반도체 활황에 대비해 한국도 투자를 늘리고 있으나 대만의 공격적 행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SMC가 2나노 미세공정을 위해 대만과 미국에 공장을 많이 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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