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다시 구미의 길을 생각하다 2

심학봉 전 구미중소기업협의회 경제고문 2025. 9. 3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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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학봉 전 구미중소기업협의회 경제고문

구미역 광장과 광장의 전면 및 좌우 도로(T자형)의 지하화와 주변 상가의 재생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자-

세계 어느 도시를 가든지 역(驛)은 교통의 관문이며 대표적 상징물이다. 도시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며, 역 건축물의 모습과 주변 상가 등의 분위기로 도시의 활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1939년에 개설된 구미역은 여전히 교통과 수송 수단에만 국한돼 상업 및 관광 등 지역 경제의 기여도는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이는 구미역이 갖는 위치상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구미역은 첫째, 김천역에서 동대구역까지 120년이 된 국철 경부선에서 운행되고 있다. 토목 기술이 낙후되었던 일제 식민지 시기에 건설돼 곡선 구간이 많고 구불구불 경사도가 심하다. 따라서 고속 차량인 KTX가 속도를 낼 수 없다. 둘째, KTX가 구미역에 정차하면 차량기지가 없어 국철로 동대구역까지 운행해야 한다. 구미역에 정차하지 않고 바로 동대구역까지 오는 KTX보다 30분 이상 더 소요되고 매년 적자가 누적된다. 대구 포함 이남으로 손님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2010년 11월 하루 8번씩 운행하던 KTX가 철회됐다. 다시 말하면 지형상 기술적 한계로 구미역에 KTX를 정차하기 어렵고 지속 가능성도 없다. 구미역의 경제적 가치를 재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다.

만약 구미역 광장 및 주변 도로를 지하화하고 상가 등을 재생하면 구미의 정체성(전자산업의 메카/ 조국 근대화의 성지)에 부합하는 전국적 유명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지하화를 통해 지상에는 광장과 축제 및 공연 장소 그리고 전자 및 새마을 운동의 조형물을 설치한다. 일종의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형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를 건설하는 것이다. 지하에는 상업 및 문화시설과 버스와 택시 승강장 그리고 대규모 주차장 등을 조성한다.

수도권과 대구권 관광객의 접근성과 편이성을 높여 경제 활동 집중도를 높인다.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고 신규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다. 중앙시장과 1번 및 2번 도로 주변 상가를 활성화할 수 있다. 역 후면 광장과 금오산 네거리 그리고 금오천으로 연결되는 바이오/헬스/화장품 등 특화된 카페거리 조성을 통해 금오산과 연계되는 문화관광 산업이 성장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세부적 사업 위치는 제 2구미교와 구미역 그리고 금오산 네거리를 잇는 1.3km, 구미역과 기독서림까지 0.5km를 합쳐 총거리 1.8km와 주변 상가 지역이 될 것이다. 이미 유사한 사업으로 서울역 광장, 부산역 광장, 대전역 동광장(대전역과 중앙시장 연결), 용산역 국제업무 지구 개발, 영주역 지하화 사업 등이 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철도 지하화 사업과 동시에 추진했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기간이 오래 걸렸다. 구미역 광장 지하화 사업은 광장 지하화 사업에 한정해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2030년을 내다보고 국토부 등 중앙부처의 도시재생사업과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 등을 준비하자. 사전 기획을 통한 지정 공모방식이나 경쟁 공모방식으로 추진하자. 수익성이 보장되는 민간투자 방식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을 합친 혼합형이 적합할 것이다.

구미의 미래 모습을 누군가에게 맡겨 놓기에는 현실이 그렇게 한가롭지 않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도시의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다니기 시작하면 그곳이 길이 되고 익숙해지는 법이다. 운명이라는 것도 밤하늘의 별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노력과 의지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