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순권〉미국의 무리한 요구,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막아내자
최근 진행되는 한미 무역 협상은 단순한 통상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 주권을 시험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요구한 3500억 달러(약 494조원) 규모의 현금 직접 투자는 우리 외환보유액의 80% 이상, 국가 1년 예산의 70%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만약 이를 수용한다면 IMF 외환위기보다 더 빠르고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
문제는 금액의 크기만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 기업에 현금 100% 투자를 강제하고, 발생하는 이익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법인세와 각종 규제를 더하면 우리 기업이 실제로 얻을 몫은 거의 없다. 더 나아가 투자 원금 회수 이후에는 이익의 90%를 가져간다는 조항까지 포함돼 있어, 이는 협력이 아니라 경제적 종속에 가까운 계약이다.
미국은 관세를 앞세워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반도체·자동차.철강·배터리 같은 우리의 주력 수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하며, 협상장에서 양보를 강요한다. 이는 단순한 무역 규제가 아니라 한국 산업 경쟁력을 정면으로 겨냥한 공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첨단 기술 통제, 주한미군 주둔 문제, 달러 유동성 조절 등 미국은 경제·안보·금융을 아우르는 다층적 압박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결국 "안보는 우리가 지켜주니, 경제는 너희가 양보하라"는 논리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이러한 불합리한 요구에 결코 굴복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당당하고 원칙 있는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 당장의 압박이나 단기적 실리를 위해 미래 세대의 경제 주권을 내줄 수는 없다.
불합리한 조건에는 분명히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 동시에 상호 이익을 찾는 대안도 모색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통상 기술이 아니라 국가 지도자의 책무이자 역사적 소명이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 기업의 부담을 분산하고 국익을 지킬 전략이 필요하다. 투자 다변화는 대표적 대안이다. 동남아, 유럽, 중동 등 다양한 지역으로 투자처를 확대하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협상에서도 더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주한미군 기지 문제 역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일본처럼 토지 사용료를 요구하거나 협정 재검토를 시사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정당하다. 미국도 주둔 이전에는 막대한 비용과 전략적 부담이 따르기에 실제로 쉽게 옮길 수 없다. 이는 우리의 정당한 협상 카드다.
무역 협상은 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대외 협상에서 가장 큰 힘은 내부 단결에서 나온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고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낼 때, 대통령은 더욱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을 넘어 국민 모두가 경제 주권 수호에 함께해야 한다. 여야가 힘을 모으고, 언론도 갈등을 조장하기보다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 한미 무역 협상은 기업의 이익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와 직결된다. 대통령은 원칙을 지키며 협상에 임해야 하고,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며 단결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