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터넷 새 역사, 네이버-두나무 ‘빅딜’

2025. 9. 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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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한국경영사학회 부회장(가천대 경영학과 교수)


국내 1위 인터넷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보유한 두나무가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빅딜이 갖는 경영사적 의미는 무엇일까.

두 기업이 합병하면 각 사가 가진 강점을 결합하고 약점을 보완해 새로운 기회 모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보유한 AI 기술력, 커머스 플랫폼, 풍부한 콘텐츠 지적재산(IP), 그리고 네이버페이의 간편결제 인프라가 두나무의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업비트와 결합되면 디지털 금융, 핀테크 분야에서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또한, 네이버는 부족한 금융 투자·가상 자산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다. 가상자산사업자인 두나무는 금융 당국의 규제로 추진하지 못했던 신사업 추진을 모색할 수 있다.

한국 인터넷 역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추진되는 네이버-두나무 빅딜은 네이버-한게임, 카카오-다음의 합병에 이어 인터넷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빅딜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25년 전 네이버와 한게임의 결합은 한국 인터넷 산업의 구도를 재편한 사건이었다. 검색과 게임,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통합해 출범한 NHN(Next Human Network)은 포털과 게임을 양대 축으로 성장하며, 한국형 인터넷 플랫폼 모델을 확립했다.

네이버와 한게임의 결합은 상호 보완적이었다. 검색과 커뮤니티, 게임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NHN은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으로 올라섰다. 특히 네이버 메인 화면에서 한게임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사용자 유입이 증가했고 광고수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NHN은 검색과 게임이라는 두 개의 확실한 수익원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으로 주목받았고, 2002년 코스닥 상장 등을 거치면서 명실상부한 국민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5월 발표된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 역시 한국 인터넷 산업 지형을 뒤흔든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신생 모바일 기업과 거대 포털 기업의 결합은 플랫폼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변곡점에서 벌어진 상징적 빅딜이었다.

신생 모바일 기업과 거대 포털 기업의 결합은 당시 이례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이후 모바일 네이티브 플랫폼이 잇따라 성장하면서, 카카오-다음의 결합은 시대의 흐름을 읽은 전략적 빅딜로 평가받았다.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이 발표된 지 약 10년 뒤, 한국 인터넷 산업의 구도를 재편하고, 인터넷 산업의 지형을 뒤흔들 네이버와 두나무의 빅딜이 추진되고 있다.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양사간 합병이 잘 추진된다면 세계적인 ‘금융의 플랫폼화’ 속에서 글로벌 금융 플랫폼 시대를 열며 한국의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하는 빅딜로 평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문화적 소프트파워와 개방형 블록체인 기술이 갖고 있는 확장성을 접목하면 국내 금융 플랫폼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 인프라가 취약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사용자에게 한국 기업이 첫 디지털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다만, 네이버-두나무 같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 실험이 결실을 맺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가상자산 사업자들을 포괄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국내 디지털 자산 산업이 훨씬 더 풍부해지고 글로벌 정합성에 맞춰 갈 수 있는 토대도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인터넷 산업 역사의 변곡점마다 산업의 구도를 재편하고 산업의 지형을 뒤흔든 빅딜이 있었다. 이 빅딜들을 기점으로 한국 인터넷 산업은 구조와 체질이 바뀌며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으로 한국형 인터넷 플랫폼 모델이 확립됐고,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은 모바일 플랫폼 시대를 열었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도 잘 추진돼 글로벌 금융 플랫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며 한국 인터넷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빅딜로 평가받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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