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그 많은 자사주 어쩌나 했더니… 백기사에 넘겨 경영권 방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광동제약이 상당한 물량의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고 나섰다.
광동제약이 꾸준히 자사주를 확대한 배경은 오너 일가의 낮은 지분율로 인한 취약한 경영권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은 경우 자사주 매입을 통해 보유 지분 가치를 높이고, 향후 자사주를 우호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광동제약이 그간 자사주 매입에 힘써왔던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광동제약이 상당한 물량의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고 나섰다.
광동제약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런데 자사주 소각 논의가 속도를 내자 지난 5년 동안 보유량을 늘려 온 자사주를 백기사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광동제약은 지난 29일 보유 중이던 자사주 약 1314만주 중 373만주를 금비, 삼화왕관, 삼양패키징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금비, 삼화왕관과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각각 66만주, 71만주를 넘기고 삼양패키징에는 약 239만주를 매각한다.
광동제약은 이번 자사주 처분에 대해 사업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교환을 통해 상대 회사의 지분을 나눠 갖고 연관 사업 분야에서 장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주식 교환을 통해 회사 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앞서 현대차가 KT와 지난 2022년 지분 교환을 통해 모빌리티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CJ그룹과 NAVER(네이버)도 2020년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동맹 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광동제약의 자사주 처분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정부와 여당이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법안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광동제약은 이번 지분 교환과 처분을 통해 보유 중이던 자사주 일부를 우호 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다른 기업에 넘기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지분 교환으로 풀린 자사주를 오너 일가의 우호 지분으로 보면 우호 지분율은 18%대에서 25%로 치솟는다.
광동제약은 자사주로 발행 주식의 약 25.1%에 해당하는 1314만239주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에서 대웅제약(약 29.67%)과 함께 자사주가 가장 많은 회사로 꼽힌다. 광동제약은 계속 자사주 비중을 확대했지만, 주주 가치를 높이는 자사주 처분을 결정한 것은 5년 전인 2020년이 마지막이다.
광동제약이 꾸준히 자사주를 확대한 배경은 오너 일가의 낮은 지분율로 인한 취약한 경영권이 꼽힌다.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이 보유한 광동제약의 지분율은 6.59%로, 특수 관계자의 우호 지분을 모두 더해도 18.19% 수준이다.
문제는 외부 투자자인 피델리티가 광동제약의 지분 9.9%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단일 주주 기준으로는 최 회장보다 지분율이 높다. 피델리티는 광동제약 지분을 확보하면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취약한 상황에서 피델리티의 태도가 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은 경우 자사주 매입을 통해 보유 지분 가치를 높이고, 향후 자사주를 우호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광동제약이 그간 자사주 매입에 힘써왔던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사주를 가진 상장사들이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우호 지분 늘리는 가운데 광동제약의 자사주 처분은 이와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B 발행이든, 자사주 교환이든 결국은 소각을 통해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이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는 다른 방향의 활용”이라며 “광동제약도 표면적으로는 사업 협력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초 국산 항공엔진 ‘첫 시동’ 코앞… 1만lbf급 엔진 개발도 첫발
- ‘1만가구’ 진통에 토지 매각 차질… 표류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 권오현 전 회장 “나는 이상한 삼성맨… 주말 쉬고 칼퇴근, 위임 철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 [Why] 미국서 찬밥 신세였던 닭다리살, 왜 갑자기 인기 폭발했나
- [시승기] 강력한 힘, 화끈한 배기음…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 [넥스트 올다무]④ 냉감이불부터 메밀베개까지... K침구 골목 대만인들 ‘북적’
- [BTS 귀환] “내 사랑 보러 러시아서 왔어요”… 전 세계 아미 한 자리에
- 이란 전쟁에 日 유통업계도 타격… 감자칩 생산 중단, 화장지 품귀설 확산
- ‘바다 위 테슬라’ 전기추진선 주목하는 조선업계… ESS·원자력 기술 개발 박차
- 사업비만 30兆 목동 재건축 ‘하이엔드 브랜드’가 승부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