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美 연방정부는 왜 자꾸 ‘셧다운’ 위기에 놓일까
상·하원 거쳐 대통령 서명해야 법안 효력 발생
합의 다다르지 못하면 단기 예산안 편성…사실상 일상화돼
30일까지 예산안 넘기지 못하면 7년 만에 셧다운 돌입할 듯
미국 연방정부가 또 한번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기로에 놓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 합의를 이끌기 위해 여야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얻지 못한 상태다. 미 의회가 30일(현지 시각) 오전 12시 1분까지 예산안을 넘기지 못하면 연방 기관들은 부분 폐쇄에 들어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정가에선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가 일상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의회는 임시예산안 통과를 두고 양당이 공회전을 거듭하다 셧다운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 합의로 위기를 넘긴 바 있다. 당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공화당 안을 극적으로 수용해서다.
미국 정부는 매년 12개 예산 법안으로 운영된다. 각 법안은 상원과 하원을 통과해야 하며,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서 효력을 얻게 되는 식이다. 만일 12개 법안이 회계연도 시작 시점인 10월 1일까지 통과하지 못하면 의회는 수 주 또는 수개월 짜리 단기 지출법안(Continuing Resolution·CR)을 편성, 정부 시스템을 운영하게 되는데 이 또한 양당이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만큼 과정은 순탄치 않다.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 1일~2025년 9월 30일)의 경우 지난 3월까지 세 차례의 CR이 통과됐으나, 12개 정식 법안은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았다. 공화당과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과 관련해 의견 합의에 다다른 적이 사실상 없었다는 뜻이다.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의견 불일치로 인해 미 정부는 1981년 이후 총 14번의 셧다운을 겪었으며, 이번에도 CR이 통과되지 못할 시에는 7년 만에 다시 셧다운이 발생할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셧다운은 최소 하루에서 최장 35일까지 이어졌으며, 그중 가장 길었던 셧다운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12월 22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인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예산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부 기능이 마비되면서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거래위원회(FTC)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 주요 기관의 집행·조사 활동이 차질을 빚었고, 법무부에서는 6만건의 이민 심사가 취소됐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때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 피해는 국내총생산(GDP)의 0.02%에 해당하는 30억달러(약 4조2천억원)에 달한다.
셧다운에 돌입하면 정부는 법 집행, 치안 유지 등 핵심 기능을 제외한 다수 업무를 중지하게 되며, 핵심 인력에 투입되는 인력은 급여 없이 근무를 이어가게 된다. ▲국립공원 폐쇄 ▲여권 및 비자 발급 지연 ▲경제지표 발표 연기 등은 셧다운으로 중지되는 대표적인 업무 사례다. 다만 ▲군사 작전 ▲항공 관제 ▲재향군인 의료 ▲연방 범죄 수사 등은 셧다운 기간에도 예외적으로 지속된다.
셧다운은 민간 부문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예컨대 대형 방산·우주 기업부터 청사 청소 용역업체까지 연방 계약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이 기간 손실을 입을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계약직 노동자는 셧다운 기간동안 급여를 보전받은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연금과 노인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등 의무지출(Mandatory spending)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규 등록이나 지급 중단 등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한편, 이번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일명 ‘오바마케어’(ACA·Affordable Care Act)로 불리는 보조금 연장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조금은 올해 말 종료 예정으로, 민주당은 이를 상시화하는 한편 메디케어 예산 삭감을 되돌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민주당은 이를 강력 반대하며 ACA보조금을 제외한 7주간(11월 21일까지)의 CR 통과를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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