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 이채민 “비열하지만 사랑스러운 폭군···사나움과 천진한 눈빛으로 녹여내”

노정연 기자 2025. 9. 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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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이헌’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채민.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가 최고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지난 28일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폭군의 셰프>는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한 미슐랭 3스타 셰프 ‘연지영’(임윤아)과 절대 미각을 가진 폭군 ‘이헌’(이채민)의 로맨스를 그린 판타지 사극이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매회 맛깔난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글로벌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올해 하반기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극 중 폭군 이헌 역을 연기한 배우 이채민(26)은 주목받는 신인이 됐다. 30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매번 작품이 끝날 때마다 시원섭섭한 감정이 남는데 이번 작품은 유독 그렇다”며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당초 연희군에 캐스팅됐던 박성훈이 SNS에 음란물을 업로드했다는 논란 때문에 하차하면서, 촬영 직전 급하게 그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데뷔 5년 차 신인인 그가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채민은 탄탄한 발성과 강렬한 눈빛 연기를 선보이며 아픔을 가진 폭군을 그려냈다.

이채민은 “준비할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신인인 제가 작품에 폐를 끼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죽기살기로 하자라는 마음으로 대본을 붙잡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비열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폭군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매일 고민하고 연습했다”고 밝혔다.

한 달 남짓 주어진 준비 기간 동안 일주일에 몇 번씩 서예학원과 승마학원에 다니며 시대극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을 체득했다. 그는 “다행히 운동을 좋아해서 승마를 금방 익혔다”며 “후반부에는 대역 없이 혼자 달릴 만큼 말을 타게 돼 아쉬움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연희군 이헌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다. 누구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거침없는 성격과 동시에 소년 같은 순수함을 지녔다. 광기와 천진난만함을 오가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그는 자신이 가진 강점을 캐릭터에 녹여냈다.

“주변에서 제 눈이 어떨 땐 사나워 보이고, 또 어떨 땐 천진해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아,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 싶었어요. 그 점을 연기에 자연스럽게 반영했어요.”

드라마 <폭군의 셰프>의 한 장면. tvN 제공
드라마 <폭군의 셰프>의 한 장면. tvN 제공

연희군의 모티브가 된 연산군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이미 앞서 훌륭한 선배님들이 연기한 인물이기에 부담이 너무 컸다”고 했다. 이어 “이헌이 폭군이 된 데에는 당시 정치적 상황, 주변 세력의 영향이 있었다. 그래서 무조건 광기 어린 폭군이 아니라 솔직하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 한 인간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서 온 미슐랭 셰프 지영이 만들어내는 맛깔난 음식들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이헌이 음식을 맛보는 장면은 코믹한 만화적 연출이 더해지며 매회 화제가 됐다.

그는 “과장된 연기가 촬영할 땐 부끄럽기도 했는데 막상 결과물을 보니 정말 재밌더라”며 “요리 애니메이션과 먹방 유튜버들의 영상을 참고해 맛을 어떻게 표현할지 연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즐거웠다며 “스태프분들은 소품을 먹으면 안 된다는 미신이 있더라구요. 저는 그냥 맛있게 다 먹었습니다”라고 웃었다.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는 된장 파스타와 마카롱을 꼽았다.

그는 19살 때 무작정 연기학원에 등록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웠고 연기 입시 1년 준비 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합격했다.

2021년 tvN 드라마 <하이클래스>로 데뷔한 후로 <일타 스캔들>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바니와 오빠들>등을 통해 경력을 쌓아 왔다. 차기작을 묻자 그는 느와르, 재벌가 후계자, 로맨스 등 어떤 장르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강조한 건 초심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잃지 않고 연기하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 연기를 하며 다양한 상황에 맞춰갈 수 있겠지만, 좋은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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